MC:
19일부터 계속 내린 무더기 비로 압록강 유역이 범람해 신의주 지역 일대가 큰물 피해를 입은 가운데 한국에서는 수해를 입은 북한을 돕기 위해 쌀 지원을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정작 주무부서인 통일부는 “검토 계획조차 없다”며 정면 부인해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하늘길을 거듭 오가고 강물이 치는 침수지역을 가르며 위험에 처했던 수천명의 주민들을 안전지대로 옮겼습니다.”
북한의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텔레비전이 22일 저녁 8시에 보도한 내용입니다.
헬기에서 바라본 신의주는 거의 다 물속에 잠겨 건물 지붕만 보였고, 농경지는 아예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신의주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황금평 들녘도 물에 잠겼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얼마 전 개성과 강원도 지역에서 큰물로 피해를 당한 북한으로선 벌써부터 가을걷이가 걱정입니다 최악의 식량난이 예상되는 만큼 외부의 식량지원이 시급히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특히 한국의 대규모 지원이 절실합니다.
그러나 남측의 식량지원은 대북지원을 막고 있는 5.24조치가 풀려야 가능한 일입니다.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취한 한국 정부의 5.24조치는 북측의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이 없는 한 대북지원을 금하고 있지만, 북한의 상황이 절박한 만큼 인도적 차원에서 쌀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야당인 민주당뿐만 아니라, 여당인 한나라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북지원 주무부서인 통일부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검토된 게 없다고 밝혀 대북 쌀 지원을 둘러싸고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천해성:
대북 쌀 지원보도가 있었습니다만, 저희로서는 쌀 지원 문제를 현재 검토하고 있거나 그런 계획은 현재 갖고 있지 않습니다.
북한은 해 마다 100만 톤가량의 식량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도 큰물 피해로 흉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북한의 식량 사정은 더욱 악화될 전망입니다.
외부에서 식량이 긴급하게 조달되지 않을 경우 연말 쯤 북한은 90년대 중반에 버금가는 대기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한국은 노무현 정부 시절 매년 30만 톤가량 쌀을 북한에 지원해오다가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거의 중단된 상태입니다.
지난해 11월 한국 정부가 옥수수 1만 톤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천안함 사건으로 아직까지 전달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