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강제징수 군량미 장마당서 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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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식량난속에 부족한 군량미 확보를 위해 주민들에게 군량미 헌납을 강요하고 있다는 보도를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해 드린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거둬들인 군량미가 뒤로 빼돌려져 장마당에서 팔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신원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군부의 일부 간부들이 주민들이 헌납한 군량미를 몰래 빼돌려 장마당에서 되팔고 있다고 자유 아시아 방송(RFA)과의 회견에서 주장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군량미를 뒤로 빼돌리는 계층은 주로 후방 군부대의 힘 있는 군관들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이들이 입을 막기 위해 보위부나 보위 사령부에도 빼돌린 군량미 일부를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친척 방문차 중국에 온 평양주민 문 모 씨도 북한군부가 주민들이 어렵게 모아준 군량미를 빼돌리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문 씨는 “장마당 장사꾼 중에는 알곡을 일반 시세보다도 조금 눅게(싸게) 파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알곡은 대부분 군량미에서 빼돌려진 것으로 짐작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불법적으로 빼돌려진 쌀은 빨리 처분해야하기 때문에 시중가보다 싸게 판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쌀장사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장사꾼들은 오랫동안 거래를 해온 믿는 사람들에게만 쌀을 팔고 또 주변의 보위부나 힘 있는 간부들에게 평소 꾸준히 뇌물을 고이기 때문에 쉽게 노출되거나 단속당하지 않는다”고 문 씨는 설명했습니다.

문 씨는 또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장군님은 영양가도 없는 현지 지도만 힘들여 다니지 말고 한 번 더 중국에 가서 쌀 좀 얻어오는 수고를 해야 하겠다고 비아냥거리는 말이 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북한 당국이 최근에 벌이고 있는 군량미 강제헌납 운동으로 북한군에 대한 주민의 감정이 매우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량미 수집은 원래 노동당 행정부 산하 2호 사업소에서 하게 되어 있는데 후방의 군부대에서는 군관들이 직접 농장에 찾아가 쌀을 내놓으라고 종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쌀을 거둬들이려는 군관들과 내놓을 쌀이 없다고 버티는 농장간부들 사이의 다툼이 빈번하다는 얘깁니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대북소식통은 “군대가 민심에서 떠난 지 오래되었지만 이제는 주민들이 군대가 인민의 원쑤(원수)라고 대놓고 말할 정도로 민심이 악화되었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군인들은 군인들대로 “우리가 고생하는 덕에 주민들이 편하게 살고 있으니 좀 나눠먹어야 되지 않겠느냐”며 노골적으로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