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북한 장마당들에 국내산 입쌀(벼)이 대량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전반적인 식량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장마당 식량가격 하락이 식량난의 해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전반적인 식량가격이 새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서 생산된 입쌀이 중국산 입쌀에 비해 가격이 더 하락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20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중국산 입쌀 가격이 장마당에서 kg 당 중국인민폐 3원 50전이고 국내(북한)에서 생산된 입쌀은 kg 당 중국인민폐 3원 20전으로 국내산 입쌀가격이 더 눅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국내산 입쌀에 비해 눅게 팔리던 중국산 입쌀이 북한에서 생산된 입쌀보다 값이 더 비싸진 것은 ‘고난의 행군’ 이후 처음인 희귀 현상이라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북한산 쌀은 중국산 쌀에 비해 맛이 더 찰지고 구수해 항상 중국산 쌀보다 가격이 훨씬 비쌌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17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에게 국내산 입쌀이 공급되고 있는데다 특별히 식량을 공급받고 있는 교원과 의사들에게도 국내산 입쌀이 배급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에게 공급되는 입쌀은 대부분 장마당을 통해 강냉이와 감자로 다시 바뀌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장마당에서 입쌀 1kg을 팔면 통강냉이는 2.5kg을, 감자로는 5kg을 살수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이런 시세차를 이용해 군관(장교)들과 돌격대 간부들은 입쌀을 강냉이로 바꾸는 과정에서 돈도 챙기고 대원들의 한 끼 밥량(식사량)도 높이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국내산 쌀이 장마당에 풀리면서 값도 눅어지고 중국산 쌀이 잘 팔리지 않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장마당에서의 전반적인 식량가격의 하락세가 주민들의 식량난 해소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난해까지는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에게 식량으로 입쌀과 강냉이가 각각 5:5씩 공급됐다”며 “올해 들어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에게 입쌀만 공급하는 것은 식량으로 줄 강냉이가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지난해 가뭄으로 밭작물인 강냉이의 생산량은 보잘 것 없었지만 논작물인 벼는 비교적 생산량이 높았다”면서 “장마당에 입쌀 공급량이 늘면서 식량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돈 없는 주민들은 여전히 배고픔에 시달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