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쌀값 폭등으로 장마당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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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시장에서 쌀값이 치솟으면서 주민들의 식량난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쌀값이 폭등하면서 다른 품목의 거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장마당이 제 역할을 못한다면 북한 경제는 또다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 내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함흥 인근의 장마당에서는 쌀이 1kg당 6천 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6월보다 2배 가까이 급등한 가격입니다.

실제로 북한 장마당의 쌀 가격은 얼마 전까지 3천~3천400원 선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함경북도 청진과 온성, 그리고 양강도 혜산은 5천 원 대에 거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의 한 소식통은 일반적으로 7월에 접어들면 감자나 옥수수와 같이 쌀을 대체할 수 있는 식량이 공급되면서 쌀 가격이 약간 내려가는 편이지만, 최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새로운 경제관리 체계를 도입하라는 지시가 내려지면서 그 여파가 쌀 가격에 미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소식통은 쌀값 폭등의 직접적인 원인을 “우선 쌀을 가진 사람들이 장마당에 쌀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제관리 체계의 변화에 따른 결과에 대해 장사꾼들이 정확한 결론을 짓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내 탈북자 단체 NK지식연대는 앞으로 새로운 경제관리 체계가 정식 시행되기 전까지 국경연선을 중심으로 북한 전역에서 이와 같은 움직임이 계속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여파로 물가는 물론 환율까지 오를 것으로 NK지식연대 측은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13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쌀 거래가 부진하면서 남새(채소)와 과일, 강냉이 등 다른 먹거리도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물건을 가지고 있어도 조금씩만 내다 파는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쌀값이 안정되지 못하면서 다른 물가에도 영향을 주는 양상입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5월부터 중국이 북한에 쌀과 옥수수 등 무상으로 식량 원조를 하면서 장마당 등에서 한 동안 쌀값이 안정됐다”며 “장사꾼들 사이에선 쌀 가격 폭등으로 벌써 식량 대란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가뭄과 비료 부족 등으로 올해 황해도와 평안도의 식량 작황도 최악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면서 식량 가격 상승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해진 바로는 북한 당국은 최근 내각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제관리 체계를 도입할 데 대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방침을 전달했습니다. 다만, 개혁조치의 시기를 놓고 다소 엇갈린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는 8월 1일부터 시행된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8월 1일부터 시범적으로 시행하다 내년부터 전면적으로 시행할 것이란 말도 있습니다. 일부에선 올해 10월 1일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북한의 경제난 극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혁조치. 과연 어디까지 이뤄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