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마당 쌀 값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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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올해 농사가 괜찮게 됐다는 소식에 북한 장마당에서 쌀값이 연일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때 돈을 많이 벌 수 있어 자리다툼이 치열했던 쌀장사들은 이젠 제일 힘없는 주민들의 장사 몫이 됐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장마당들에서 중국 인민폐 대 북한 돈의 환율은 1위안 대 1천3백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마당에서 쌀값은 계속 하락하면서 더 이상 쌀장사에 욕심을 내는 장사꾼들이 없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20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오늘 오전 회령시 장마당에서 통강냉이 1kg의 값이 우리(북한) 돈 9백원으로 내려갔다”며 “계란 한 알이 우리 돈 1천원이어서 통강냉이 1kg의 값은 계란 한 알의 값에도 못 미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입쌀의 가격은 북한 돈 5천원으로 쌀장사로 돈을 번다던 얘기는 이젠 옛날이야기가 됐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통강냉이의 가격은 9월 5일 이전까지 북한 돈 1천6백원, 입쌀은 6천원이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앞지대(내륙지역) 농사가 잘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9월 5일 이후부터 식량가격은 급속히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현재의 쌀값은 다른 상품들의 가격과 비교할 때 ‘고난의 행군’ 이후 가장 크게 하락한 상태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해마다 가을철이면 다음해 쌀값 상승을 예견해 응당 쌀을 미리 사들이던 장사꾼들의 장사 관행도 완전히 사라졌다며 장마당에서 소매되는 입쌀이 kg당 북한 돈 5천원이면 도매가격은 4천5백원 정도로 봐야 한다고 그는 추산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장마당에서 쌀값이 계속 내리는 현상은 가을철이 다가온 영향도 크겠지만 그보다는 지난해 생산된 쌀을 아직 다 소비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고 2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청진시 장마당들에서 현재 입쌀은 북한 돈 5천원, 통강냉이는 1천원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또 올해 농사도 지난해와 비슷한 것으로 농업부문 일꾼들은 평가하고 있다며 그만하면 내년에도 역시 특별한 식량난은 없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농사작황이 그다지 만족할 성과는 아니라며 지금도 북한이 가뭄피해와 큰물피해를 떠들며 외국에 식량지원을 호소하는 것은 언제 있을지 모를 자연재해와 축산업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쌀을 비축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들은 올해 농사가 지난해에 못지않다고 해서 인민들이 모두 이밥을 먹고 사는 것은 절대 아니라며 쌀값이 아무리 내려가도 장사거리가 없어 돈을 벌기 힘든 주민들은 여전히 강냉이로 연명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소식통들은 “올해 농사가 잘 됐다는 판단은 주변의 상황과 여러 소식들을 토대로 한 대체적인 짐작”이라고 선을 그으며 “구체적인 알곡생산량은 당 창건 70돌 전으로 끝낼 가을걷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