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기사정으로 북한의 협동농장들이 탈곡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인들의 식량으로 도정도 하지 않은 겉곡을 그대로 공급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농촌에 전기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후방공급이 좋다는 국경경비대에도 겉벼를 식량으로 주고 있어 여단본부들이 도정시설들을 급히 마련하느라 야단이라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9일 양강도의 한 군인 소식통은 “여단 식량 수송을 위해 얼마 전 황해북도 봉산군 마동협동농장에 파견됐다”며 “현지 농장에 전기를 주지 않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도정을 하지 않은 겉벼를 양곡수송 열차에 싣고 돌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양강도 주둔 국경경비대 25여단은 지난해에도 황해북도 협동농장들에서 도정을 하지 못한 겉벼를 가져다 먹었다”며 “봉산군 마동협동농장 역시 올해 전기를 주지 않아 농장원들이 족답기를 돌려 벼를 털어내고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6월까지 황해북도에서 도정을 하지 않은 겉곡을 국경경비대의 식량으로 공급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올해 7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중국산 쌀을 식량으로 공급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12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지금껏 국경경비대에 식량으로 공급된 겉벼는 ‘혜산강철공장’에서 도정을 해왔다”며 “혜산강철공장은 허천강발전소의 전력을 위연 송배전소를 통해 직접 공급받기 때문에 정전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6월, 불법적인 전력소비 시설들을 모두 해체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있은 후 강철공장에 있던 도정 설비도 해체됐다”며 “하는 수 없이 양강도 국경경비여단은 각 대대 본부마다 도정 설비들을 갖추도록 지시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국경경비대 여단본부와 각 대대 본부들에는 주간에는 전기를 주지 않지만 야간에는 제한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며 “전기가 없을 경우 각 대대들이 가지고 있는 전시용 발전기를 돌려 도정 설비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만 보아도 위연동과 검산동 양정사업소에 도정작업반이 있는데 전기가 없어 전혀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돌격대와 군인들을 먹일 식량마저 도정을 못해 겉곡으로 공급을 할 만큼 전기사정이 최악”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