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실현한다며 준공한 미림승마구락부가 외화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외화를 쓰는 특권층만 이용할 수 있어 주민들의 체력단련시설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0월 25일 평양 외곽에 건설된 미림승마구락부.
조선중앙tv 녹취:(최룡해 육성) 인민을 위한 또 하나의 자랑스러운 창조물인 미림승마구락부 준공식을 진행하게 됩니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인민사랑의 선물' 이라고 주장하지만, 입장료와 승마요금이 전부 외화로 결재되면서 외화벌이 수단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 나온 평양 주민은 "미림승마장에 가서 말을 한 시간 타는데 10달러를 내야 한다"면서 "북한 돈으로 환산하면 8만원이 넘는데 일반 주민들은 탈 엄두를 내겠느냐"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현재 장마당에서 쌀 가격이 kg당 5천원임을 감안하면 승마 한 시간 요금이 일반 주민의 한 달 식량 가격과 맞먹는다는 지적입니다.
그는 "승마구락부에 있는 모든 시설들이 외국산으로 건설되었고, 말을 관리하자고 해도 외국에서 약품이랑 들여와야 하는데, 외화로 운영되는 게 당연하지 않는가"고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승마구락부까지 가는 교통편도 좋지 않아 어차피 택시를 타야 하는데, 택시 가격만 해도 10달러 넘게 나온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평양 중심부에서 승마구락부까지 가는 버스 전용노선이 있다고 소개했지만, 버스대수가 현저히 부족해 대중교통이라고 볼 수 없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또 승마구락부 안에 있는 식당, 사우나 등 시설을 이용하려고 해도 외화를 써야 하기 때문에 추가 이용료도 적지 않을 것으로 파악됩니다.
북한은 평양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들과 해외동포들에게는 일반 주민보다 좀 더 비싼 요금을 별도로 물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12월 북한을 방문했던 대북민간단체 관계자들과 북한전문 여행업체에 따르면 미림승마장의 1시간 이용료는 35달러에 달합니다.
북한은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재중, 재일동포들에게 승마장을 참관시켰습니다.
북한TV: (재일동포음성) 저는 평생 처음으로 말을 타보았습니다.
북한이 미림승마구락부를 주민을 위한 시설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외화를 벌려는 목적이 다분합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2012년 11월 군부대 기마훈련장이었던 이곳을 "청소년들과 근로자들이 마음껏 체력을 단련할 수 있게 승마구락부를 꾸리라"고 지시하고 10여 차례나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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