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 오른쪽 핸들 차 폐기 지시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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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국방위원회가 4월 25일까지 오른쪽에 조향이 붙은 자동차들을 전량 폐하라는 지시를 내리자, 당 39호실 외화벌이 간부들이 불만을 터놓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국방위원회가 오른쪽 조향(핸들) 차들을 다 폐기하라고 몰아붙이자, 외화벌이 간부들도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통한 북한 소식통은 "외제차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당 39호실 산하 무역기관에서도 불만이 높다"면서 "외화벌이 간부들은 '아래 실정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아까운 국가재산을 파손하고 있다'는 볼 부은 소리까지 하고 있다"고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통치자금을 조성하는 핵심 기관인 대성총국에만 해도 오른 쪽 조향 차량이 8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부분 냉동차와 탑차, 즉 박스형으로 된 화물차들을 북한이 자체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성무역총국은 일본과 유럽에서 수입한 차들을 대거 운행하여 왔다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 인민보안부가 지난 2월 4일 교통단속 포고령을 내린 후 국방위원회도 "오른쪽에 조향이 붙은 차들을 모조리 폐기하라"고 지시를 내리자, 외화벌이 일꾼들 속에서 불만이 팽배했다는 후문입니다.

소식통은 "대성총국에서도 당장 외화벌이 계획을 수행해야 하는데, 대형화물차를 폐기하면 어떻게 돈을 벌라는 소린지 모르겠다"며 중앙의 비현실적인 지시에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대성총국 주요 부서에서 한 해 동안 벌어들이는 외화로 중국산 탑차를 겨우 두 대밖에 사오지 못한다"며 "지금 있는 멀쩡한 차량을 다 폐기하면 어떻게 나라를 운영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지난 1월 북한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몇 건 발생하자, "왼쪽에 조향이 있는 차들도 사고 나는데, 오른 쪽에 조향이 있는 차는 얼마나 사고가 더 많겠냐"며 즉각 폐기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편, 북한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외국차량 폐기 조치와 관련해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외화벌이 사람들은 하루 빨리 시정 조치가 내려지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6년 전에도 오른쪽에 조향이 붙은 차들을 다 폐기하라고 지시했다가 간부들이 신소하면서 흐지부지 됐다"며 "이번에도 그런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평안북도에는 오른쪽에 조향이 붙은 차량이 약 9천대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전국적으로 보면 폐기차량은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