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북 식량원조 5백만 달러로 증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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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알렉세이 브로다브킨(Alexei Borodavkin) 외무차관이 지난주 북한을 방문해 박의춘 외상 등을 면담한 자리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한편 대북식량지원을 500만 달러까지 늘리기로 약속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주 북한을 방문한 알렉세이 브로다브킨(Alexei Borodavkin) 외무차관이 북한측에 하루 속히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의 소리(Voice of Russia)’방송은 14일 러시아 외무부의 성명을 인용해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북한을 방문한 브로다브킨 러시아 외무차관이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과 북한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만났다면서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브로다브킨 차관은 북한이 2005년 9•19 공동성명에 따라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에 조건없이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고 성명은 전했습니다. 러시아는 특히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개발을 중단하며, 영변에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수용해 우라늄농축 시설을 공개하고,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를 6자회담 의제로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고 성명은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평양주재 외교관을 지낸 러시아 과학원의 게오르기 톨로라야(Georgy Toloraya) 한국연구국장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브로다브킨 차관의 방북은 외부세계와 접촉이 별로 없는 북한과의 고위급 접촉을 통해 국제사회가 북한에 바라는 사항을 전달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강조했습니다.

톨로라야:

러시아는 브로다브킨 차관을 통해 세계식량계획 등 국제기구에최대 500만 달러의 식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비핵화 문제도 중요한 의제였는데요, 9•19 공동성명에 따라 조건없이 6자회담에 돌아올 것을 촉구했죠. 러시아가 성명에 북한과의 논의 내용을 구체적이고 투명하게 밝혔습니다. 이것은 북한은 물론 국제사회에 러시아가 북한의 핵개발이나 도발행위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봅니다.

톨로라야 국장은 외부와 별로 소통이 없는 북한과 접촉하는 것이 필요하고 특히 러시아가 북한의 비핵화를 바라는 국제사회의 기대를 브로다브킨 차관을 통해 박의춘 외무상, 김계관 제1부상, 그리고 궁석웅 외무성 부상 등 북한 고위 관리에게 직접 전달한 것은 바람직한 행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스티븐 블랭크(Stephen Blank) 미국 육군전쟁대 전략연구소(US Army War College Strategic Studies Institute) 연구교수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믿는 러시아가 한동안 중단된 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블랭크 교수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의 민간단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태평양포럼에 기고한 글에서 6자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미있는 태도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미국은 중국 의존적인 대북정책에서 탈피해 러시아를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