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유례없는 가뭄으로 올 해 북한의 곡물 수확량이 급감하고 대규모 식량 부족과 기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대북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리아노보스티통신이 26일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이 이번주 모스크바에서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마트비옌코 의장은 러시아가 지난해 인도주의적 지원 형식으로 북한에 5만 톤의 밀을 제공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비록 원론적인 입장이긴 하지만 올 해 심각한 가뭄피해가 예상되는 북한에 러시아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인도주의적 식량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걸로 해석됩니다.
마트비옌코 의장은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이 이뤄질 경우 양국 간 돈독한 우호관계를 다시 증명하게 될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북러 양국 의회 지도자 간 이번 회동에서는 북한이 올 해 말까지 차관 형식으로 5만 톤의 밀을 러시아로부터 공급받는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앞서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4월 말 평양에서 열린 제 7차 북-러 통상경제·과학기술협력 정부 간 위원회에서 무이자 또는 장기 저리 차관 형식으로 러시아산 밀 5만 톤을 북한에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이뤄진 무상지원 방식과 달리 올 해 논의중인 밀 공급은 무상지원이 아닌 신용차관 형식이어서 북한의 지불능력 문제로 양국이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