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러시아가 밀가루 800톤을 북한에 전달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공식 페이스북)은 31일 러시아가 지원한 밀가루 800톤이 함경북도 청진항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지원된 밀가루는 러시아 연해지방에 있는 나홋카시 항구에서 출발해 청진항에 도착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에 따르면 이 밀가루는 강원도와 양강도 지방의 어린이와 수유모, 임산부 등 취약계층을 위한 영양 보충제와 고열량 비스킷을 제조하는 데 쓰일 예정입니다.
이날 청진항에서 진행된 밀가루 전달식에는 러시아 측에서 알렉산드르 미나예프 수석 참사관이, 세계식량계획에서는 스벤 텔린 평양사무소 소장 대행이 참석했습니다.
러시아 대사관에 따르면 텔린 평양사무소 소장 대행은 지난 29일 서신을 통해 북한 주민들을 위한 러시아의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해 대사관측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서신에서 그는 러시아가 올해 세계식량계획의 대북 영양 지원 사업에 미화 300만달러를 지원해준 덕분에 밀가루 3천55톤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세계식량계획이 매달 북한 9개 도 60개 시, 군 내 취약계층 65만여 명에게 식량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러시아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가 지난 17일 1차로 2천246톤의 밀가루를 청진항에 보냈다며 앞으로도 조만간 2차로 밀가루가 추가 지원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현재 유엔 구호기구의 북한 지원 사업은 자금이 부족해 예정했던 지원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지난 6월 발표한 ‘북한 국가보고서’에서5월 초부터 북한의 유치원생 19만명에게 지급하던 영양비스켓을 줄 수 없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식량지원사업 총비용 12억 8천 600만 달러가 필요하지만 현재 약4천200만달러로 32% 수준만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세계식량계획은 지난 3월부터 유엔 긴급중앙구호기금이나 국제기구 등 보조금 지원이 진행되지만 기존의 지원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에 있는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영양강화비스켓 지원을 당분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