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제 대신 러 식료품 반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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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질낮은 중국산 대신 '청정' 이미지의 러시아산 식료품 반입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러시아산 식료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지난 주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현지 기업인들과 만난 북한 공관 관계자의 말입니다.

러시아 언론은 지난 4일 열린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총영사관 관계자들과 러시아 기업인들 간 만남에서 북한의 ‘러시아산 식료품 예찬’이 이어졌다고 9일 전했습니다.

이자리에서 무역 담당관인 박준호 영사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러시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청정지역으로 여겨져 러시아산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나라’로 두루뭉술하게 언급했지만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산 식료품에 대한 낮은 인지도를 에둘러 표현한 걸로 풀이됩니다.

최근들어 북한, 특히 평양 주민들 사이에서 중국산 식료품에 대한 불신이 커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최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중국산 제품, 특히 식품류에 대한 평양 주민들의 평가는 매우 낮은 편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올 초 북한을 방문했던 이 소식통은 평양 시내 대형 마트의 식료품 코너에 가보면 중국산 식료품 기피 현상을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산은 한 쪽 구석에 눈에 잘 띄지도 않게 진열돼 있는 경우도 많고 그나마 고객들의 외면 탓에 먼지가 쌓여 있기 일쑤라는 겁니다.

일본의 지지통신도 최근 평양에서 현지조사를 벌인 한 일본인 학자를 인용해 먹거리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중국산 기피 경향이 일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이제껏 러시아산 유제품과 육가공품을 항공편으로 들여왔지만 높은 운송비 탓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따라서 블라디보스토크와 원산 간 정기 화물선을 개통해 선박으로 러시아산 식료품 등을 싸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복안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