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나진-하산 사업 새 협력자 물색

0:00 / 0:00

앵커: 한국 정부가 핵개발에 유용될 수 있는 북한 당국의 달러 자금줄 차단의 일환으로 나진-하산 물류사업 참여를 보류하자 러시아 측은 새로운 사업 협력자를 물색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러시아의 안드레이 쿨릭 외무부 아시아 제1국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가 남북러 3국 간 나진-하산 물류사업 참여를 중단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이 사업은 러시아 하산에서 출발한 물품을 북한 나진항을 통해 한국으로 운송하는 사업으로 현재 3차 시범 운송까지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국 정부는 최근 이 사업 참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핵개발에 쓰일 수 있는 달러가 북한으로 들어가는 창구를 전방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 따른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우선 북한의 노동력 수출을 통한 연간 3억 달러 수준의 외화 획득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또 동남아시아 국가 등을 상대로 북한 노동력을 활용하지 말라고 협조를 요청할 방침입니다.

북한이 국제노동기구 가입국이 아니기 때문에 우선 동남아 국가 등을 대상으로 협력을 촉구하고 유엔 인권이사회 등 국제사회에 해외 북한 노동자의 인권문제를 적극 제기한다는 것입니다.

또 한국 정부는 재외 교민들과 관광객들이 해외 북한 식당 출입을 자제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북한은 현재 중국과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 세계적으로 130곳에 달하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매년 약 3천만 달러를 본국에 송금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얼마나 성과를 낼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합니다.

이유는 북한 달러 수입의 최대 창구인 중국과 러시아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인데 이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의 말입니다.

시걸 박사:중국 입장에선 북한과의 경제협력 기회가 더 생겼는데 대북 제재에 중국이 지금 전보다 더 협조적일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시걸 박사는 중국의 입장은 외부의 경제적 관여(engagement) 정책 등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길 원한다는 것이고 또 제재만으론 이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중국의 그러한 입장은 지금도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측도 중국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은 북러 양국이 벌이는 경제협력 사업의 잠재력이 크다며 대북 경제협력 사업을 계속 추진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실제 남북러 3국 나진-하산 물류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철도공사는 한국 대신 이 사업에 참여할 다른 협력자를 물색할 방침을 밝혔다고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통신이 17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