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북투자기업에 유리한 여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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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러시아가 북한에 투자한 러시아 기업에 유리한 사업 여건 조성을 요구하면서 이 문제를 정부 간 위원회에서 제기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양국 간 교역 등 경제협력이 기대한 만큼 활성화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걸로 풀이됩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가 대북 경제협력과 관련해 북한에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늘어놨습니다.

23일 타스통신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은 이날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만나 작심한듯 대북 투자환경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마트비옌코 의장은 최 의장에게 러시아 투자자들이 북한에서 보다 유리한 환경 아래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북러 통상경제·과학기술협력 정부 간 위원회에서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국 정부 간 공식 의제로 투자환경 개선을 제기할 뜻을 밝힌 겁니다.

러시아 측이 요구한 구체적인 대북투자 여건 개선 방안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최 의장은 평양에 돌아가는 대로 내각 경제관련 각 부처 상들과 논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마트비옌코 의장은 또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앞으로 계속 추진되려면 한국은 물론 다른 외국 기업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많은 투자금이 필요한 만큼 러시아 기업 단독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는 러시아가 이 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북한을 압박했습니다.

남북러 3각 협력을 통한 사업 추진이 성사돼야 러시아 기업의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러시아 측의 이례적인 대북 ‘쓴소리’는 양국 간 경협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에도 투자와 교역 규모가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코트라가 최근 러시아 관세청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북한과 러시아의 수출입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감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