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러시아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주가 내년도 외국인 노동자 쿼터 즉, 취업 할당량을 대폭 줄이기로 했습니다. 이 지역에만 현재 약 1천600명의 북한 노동자가 정식 취업허가를 받아 일하고 있는데요, 북한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해외 노동자 파견이 영향을 받을 지 주목됩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이르쿠츠크주가 내년도 외국인 노동자 쿼터를 올 해(2만5천900명)보다 14.3% 줄어든 2만2천200명으로 정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6일 지역 통신사인 텔리인폼에 따르면 이르쿠츠크주는 현지 820개 기업체가 올 초 요청한 2014년 외국인 노동자 쿼터 10만8천800명 중 20%만 승인키로 했습니다.
이는 2008년(5만300명) 이후 계속 감소한 것으로 이 기간 동안 쿼터 감소분은 거의 절반(48.5%)에 이릅니다.
이 매체는 지난 2월 기준으로 이르쿠츠크에서 정식 노동허가를 받아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 수는 1천600여 명으로 전체 외국인 노동자의 6.2%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이르쿠츠크주는 특히 시베리아 지역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많이 파견돼 일하고 있는 벌목 분야 쿼터를 절반으로 줄일 예정이어서 주목됩니다.
러시아 전체 쿼터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북한이 외화벌이 차원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노동자 해외 파견 확대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북한 노동자가 가장 많이 파견된 지역 중 하나로 알려진 프리모리예주(연해주)도 올 해 외국인 노동자 쿼터를 지난해보다 19% 줄인 바 있습니다.
이르쿠츠크 당국은 앞으로 러시아가 해외 노동자를 받아들일 때 전문 기술을 가진 숙련공 취업을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수는 2만 명 정도로 이들은 주로 벌목, 건설, 농업 등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열악한 작업 환경은 물론 임금 착취 등으로 인권유린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에 건설 노동자로 파견됐던 한 탈북자는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같은 현실을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탈북자 : 매일 오전 6시부터 밤11시까지 무려 16시간 동안 고된 노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쉬는 날 없이 한 달이든 두 달이든 국가 명절이 올 때까지 내내 일해야 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6월 극동 아무르주와 경제협력 확대 협정을 체결하는 등 러시아와 경협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