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정부가 북한 노동자 도입 규모 축소를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가 내년도 북한 노동자 도입 규모를 올 해보다 26% 이상 줄이겠다고 북한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1일 아무르 현지에서 발행되는 일간 ‘아무르스카야 프라브다’에 따르면 지난 달 열린 양국 간 회의에서 러시아 측이 이같은 계획을 북한 측에 알렸습니다.
앞서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달 12,13일 아무르주 블라고베셴스크에서 북러 노동자 교환 협정 이행 점검을 위한 실무그룹 제4차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러시아 아무르주는 올 해 2천990개였던 북한 노동자용 비자 쿼터, 즉 할당량을 내년에는 2천205개로 26%(785개) 감축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주된 이유는 올 해 북한 노동자용으로 할당된 쿼터(주로 벌목공)를 70%밖에 채우지 못했다는 것.
반면 북한 대표단은 쿼터를 소진하지 못한 이유가 러시아 측의 노동허가서 발급 지연 등 복잡한 입국 절차에 있다고 항변했습니다.
러시아 측의 관료주의 행정 탓에 북한 노동자 파견이 순조롭지 않았다는 겁니다.
북한 대표단은 특히 북한 노동자들이 노동 허가서 발급 지연 탓에 러시아 파견이 이뤄지지 않은 구체적 사례까지 들며 입국 절차를 간소화해 줄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측은 특정 국가에만 법 적용을 예외로 해줄 수는 없다며 일단 난색을 표명했습니다.
한편 북측은 올 해 81명인 농업 분야 노동자 파견 확대를 요청했고 아무르주는 현지 농업 분야 수요를 감안해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아무르주는 최근들어 벌목 분야 외국인 노동자 수요는 급감하고 있는 반면 건설, 농업 분야에서는 수요가 늘고 있어 북한의 요청은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북한과 아무르주가 올 해 시작한 현지 합작농장 방식의 농업분야 협력이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올 들어 나선과 하산을 잇는 국경열차를 재개통하고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 ( 녹취 ) : 나진-하산 철도 개통 공사는, (김정일 동지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친히 서명하신 조로 모스크바 선언,….
북한 당국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노동자 해외 파견이 과거 벌목 분야에서 농업 분야로 옮아가면서 일정 기간 규모가 축소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