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파견 북 노동자, 패싸움에 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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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5명이 현지 러시아인들과 집단 패싸움 끝에 다쳐 이 중 1명이 혼수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현지인들과 다툼을 벌이는 사례가 새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중부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에 파견돼 일하던 북한 노동자 5명이 최근 현지인들과 시비 끝에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고 현지 언론이 9일 보도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31일 밤 러시아 현지인과 함께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었으며 러시아인을 집단 구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이 러시아인은 다음날 새벽 친구 10명과 함께 북한 노동자들을 찾아가 보복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 노동자 1명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중태로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4명은 타박상을 입어 온 몸에 멍이 드는 등 가벼운 부상을 입었습니다.

현지 경찰은 모두 5명이 부상한 이번 싸움에 연루된 사람들을 모두 형사처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 등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은 그 동안 열악한 노동조건 아래서 현지인들과 집단 패싸움 등에 잇따라 연루돼 왔습니다.

지난 해 9월 중순에는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조선소에 파견돼 일하던 북한 건설 노동자들이 현지인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너댓 명의 북한 노동자들은 수십 명의 러시아 노동자를 상대로 수적으로 열세인 상태에서 힘겨운 패싸움을 벌였습니다.

외화벌이를 위해 내몰린 북한 노동자들의 참담한 현실은 각종 사건∙사고와 질병 등으로 지난해 최소한 40여 명이 사망한 데서도 잘 드러납니다.

과도한 노동과 엄격한 통제 아래서 심리적으로 큰 압박을 받으면서 인권침해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고 한국 외교부 선남국 부대변인은 밝혔습니다.

선남국 : 북한 해외노동자 문제는 북한 당국으로의 외화유입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인권침해 측면에서 국제사회의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