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러시아 서부 노브고로드주가 지역 의류업체의 북한 노동자 고용 신청을 잇따라 승인했습니다. 내년부터 60여 명의 북한 재봉공이 현지 공장에서 일할 예정인데요 그 동안 건설, 벌목 등에 집중됐던 북한 노동자들의 러시아 파견이 의류산업까지 확대, 다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사이에 위치한 노브고로드주가 숙련공 부족에 시달려온 지역 의류 업체들의 북한 노동자 고용 신청을 잇따라 승인했습니다.
18일 노브고로드주 정부(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내년부터 20명의 북한 재봉공이 지역 내 의류가공업체인 ‘레그프롬모다’사에 추가 파견돼 일할 예정입니다.
현재 북한 재봉공 20명을 고용중인 이 업체는 지난 16일 열린 2017년 외국인 노동자 고용 심의에서 북한 노동자 추가 파견을 최종 승인받았습니다.
주로 여성과 아동용 의류를 생산해 납품하는 이 업체의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채용 공고에 따르면 의류산업 근무 경험이 있는 재봉공이 대상입니다.
하루 8시간씩 주 5일 근무 조건으로 초과 근무땐 20%의 수당이 더해집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레그프롬모다’ 로먼 마킨 대표는 북한 노동자들이 평소 지각 한 번 하지 않는 등 규율이 잘 서있다고 추가 채용하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마킨 대표가 북한 노동자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해야 해 비용이 꽤 들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밝힌 부분입니다.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이유가 단순히 임금이 싸서가 아니라 숙소 제공 등 추가로 드는 비용을 감수할 만큼 일을 잘 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 매체는 지난 8월에도 지역 내 다른 의류업체가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기 위한 외국인 고용 신청서를 주 정부에 제출해 최종 승인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노브고로드주 정부는 내년에 모두 62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현지 기업에 파견될 예정이라며 이는 중국(415명), 세르비아(115명) 다음으로 많은 숫자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은 그 동안 주로 건설 노동자와 벌목공 위주로 이뤄지던 북한 노동자들의 러시아 파견이 재봉공 등으로 다변화하는 신호탄으로 보여 주목됩니다.
또 국제사회의 압박 속에서도 러시아의 북한 노동자 수입은 오히려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앞서 지난 15일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가 채택한 북한 인권결의는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가 우려된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러시아에는 극동지역과 모스크바 인근 등을 중심으로 모두 3만 여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돼 주로 건설 인부와 벌목공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임금의 대부분을 북한 당국에 상납해야 하고 안전장비도 없이 위험한 작업에 내몰리면서 각종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