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선물용 교복 제작 주민에 강제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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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김일성 생일을 맞아 전국 학생들에게 나눠주려던 선물용 교복생산이 전력난 때문에 발목이 잡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민반별로 3벌씩 만들어 바치라고 강제 할당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계기로 전국의 학생들에게 교복을 공급하려는 북한 당국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통한 북한 소식통은 "현재 각 지방의 피복공장들에서 선물 교복을 생산하고 있지만, 정전이 계속되어 4월 10일까지 마감하려던 계획을 도저히 지킬 수 없게 되었다"고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평안남도 평성에 거주하는 이 소식통은 "상부에서 생산을 담당한 일군들을 강하게 추궁하자, 할 수 없이 인민반별로 3벌씩 만들어 바치라고 나누어주는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민반장들은 피복공장에 가서 옷감을 받아다가 그걸 다시 재봉사들에게 맡기는 데, 재봉사들에게는 제작비용을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재봉사들에게 지출되는 돈은 인민반에 소속된 각 세대가 부담해야 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북한이 올해 교복생산에 큰 비중을 두는 것은 집권 4년차를 맞는 김정은 제1비서를 '젊은 지도자'로 부각하고 신세대들을 노동당 두리에 결속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

북한 중앙 TV녹취: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이어 교복 견본들을 보아주시었습니다. 여학생들의 신발이 잘 맞는 지 가늠해주시고….

'과학기술중시' 사상을 내건 김정은 체제는 지난해 12년제 의무교육제도를 도입하고 후대양성과 과학기술 발전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 검정색 계열의 어두운 색상이었던 북한 교복도 대담하게 밝은 색깔로 탈바꿈 시키는 등 김 제1비서도 자신의 젊은 독특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봉사들에게도 교복 제작이 부담으로 되긴 마찬가집니다.

평안북도 국경지방 소식통은 "재봉사들은 전기가 없어 다리미를 달구지 못하고 구멍탄 불에 인두를 달구어 옷감을 다린다"면서 "전기가 없던 조선시대 생활모습을 연상케 한다"고 전력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