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남북화해의 다리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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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과 과학지식을 나누는 데 과학자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 대학 주최로 국가의 외교정책에 과학을 올바로 반영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회의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백악관 전 과학기술 자문을 맡았던 노만 뉴라이터는 기후변화를 예로 들면서 “과학은 진실을 알기 위한 방법이자 자연세계를 이해하는 방법”이라며 “이것은 이념과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덧붙여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존스홉킨스대학 말라리아연구소의 피터 아그리 소장은 “과학자는 북한을 포함한 전세계 어느 나라와도 과학적 지식을 공유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그 상대가 어떠한 외교적 관계를 갖고 있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그리 소장은 북한과 쿠바, 그리고 이란 등과 미국이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았거나 불편한 관계에 있을 때 이들 국가를 방문하는 등 양국간 과학기술 교류를 이끌었던 인물입니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회장직을 맡았던 아그리 소장은 평양 과학기술대학을 방문해 현지 북한 과학자들과 교수진을 만나 연구협력을 논의하고 북한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도 한 바 있습니다.

그는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를 예로 들면서, “콩고나 짐바브웨 같은 나라는 광물자원이 많지만 과학기술이 뒤처져 아직도 해마다 40만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말라리아에 걸려 숨지고 있다”며 “우리의 자녀와 손주들을 위해 우리가 갖고 있는 과학적 연구결과를 그들과 함께 나눠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쿠바의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를 만났을 때도 많은 분야에서 의견의 일치를 이루지 못했지만, 과학이 경제발전을 이끌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데는 공감했다”면서 2012년에 이란을 방문했을 때도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정치적 이념이 다른 나라라고 해도 힘들게 살아가는 국민을 위한 순수한 목적의 과학적 교류는 벽을 허물고 두 나라를 연결해 주는 다리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