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과학자들, 네덜란드서 농업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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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과학자 두 명이 올해부터 네덜란드의 바게닝겐 대학(Wageningen University)에서 감자 재배를 전문으로 하는 농업 박사 과정을 밟게 된다고 대학 측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농업 분야에서 유명한 네덜란드의 바게닝겐 대학 (Wageningen University) 산하 국제식물연구소(Plant Research International)의 마텐 용스마(Maarten Jongsma) 박사는 빠르면 오는 3월부터 북한의 농업 과학원에 소속한 30대 과학자 두 명이 이 대학에서 진행하는 박사 과정 수업을 듣는다고 14일 자유아시아 방송과의 전화 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용스마 박사는 북한 과학자들이 이 대학에서 정규 박사 과정을 밟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북한의 식량난 해소를 위한 새로운 감자 품종의 개발을 위해서 북한과 장기간 공동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위해 대학 측은 지난해 말 유럽 연합을 통해 북한의 농업 과학원 측과 장기간 공동 연구 사업을 합의했으며, 필요한 비용은 유럽 연합이 지원하며 앞으로 3년 동안 미화로 약 56만 달러의 예산이 책정됐다고 용스마 박사는 덧붙였습니다.

용스마 박사는 북한의 과학자들이 처음 1년은 네덜란드에 머물며 기본적인 박사 수업을 받고, 이후부터 북한의 토양과 환경에 맞는 병충해에 강한 감자 품종 개발을 위해 북한과 네덜란드를 오가며 공동 연구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용스마 연구원에 따르면, 바게닝겐 대학은 2000년대 중반부터 북한의 농업 과학원 측과 감자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특히 2008년과 2009년에는 네덜란드 농림부와 유엔의 식량농업기구(FAO)의 지원으로 이 대학의 관계자가 북한을 방문해 기술 교육을 하거나 북한 과학자들을 이 대학에 초청해 단기간 연수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바게닝겐 대학의 국제식물연구소는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북한 과학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새로운 감자 품종 30톤을 북한 측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용스마 연구원은 당시 새롭게 개발한 감자 품종이 북한 땅에서 실제로 성공적으로 자랄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지난해 여름 북한을 직접 방문했다며, 그러나 새 감자 품종은 북한의 환경에 맞지 않아 재배에 실패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과학자들이 자체적으로 감자 역병에 저항성이 강하고 병충해의 피해를 덜 입는 다른 새로운 품종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기술 수준이 매우 높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만성적인 식량난을 해소하기 위해 옥수수와 감자 생산에 주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옥수수에 비해 감자 재배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과 기술 수준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여오다 최근 들어 국제기구와 국제비정부기구, 또 외국의 연구 단체의 지원으로 감자 생산에 다시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