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해 ‘제2 고난의 행군’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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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올해 식량 사정이 지난 2년 전과 비교해 더 나빠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외부의 지원이 없으면, 대량 아사를 막을 길이 없다는 얘기도 있습니다.1990년대 중반, 백만 명의 북한 주민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이른바 ‘고난의 행군’이 또 다시 오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북한이 핵실험을 한 이후에 미국 등 서방의 대북 식량지원은 끊긴 상태입니다.게다가 남북관계 마저 얼어붙어 그 동안 남측에서 받아오던 쌀과 옥수수 등도 거의 중단됐습니다.

얼마 전 남측에서 받기로 한 옥수수 1만 톤이 전부입니다.외부에서 대규모 식량 지원이라든지 수입이 없는 한,올해 북한의 보릿고개는 어느 해 보다 길어질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급할 경우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식량을 수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백만 톤 이상의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의 도움을 받는다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식량난을 타개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북한 당국은,연일 방송매체를 통해 농촌 일손을 돕자며 주민들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여러분! 땅은 양심의 저울이고, 애국의 저울입니다. 전국의 농장들에서 사회주의 협동벌 전야마다에 자신의 불타는 애국충정과 전심을 묻어 풍요한 가을을 안아올 때, 10월의 대축전장은 더 높은 알곡 증산 성과로 빛나게 될 것입니다.

북한의 올해 식량 사정은 지난 2년 전과 비교해 더 나빠졌습니다. 그 만큼 인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가 힘들어졌다는 얘기입니다.지난해 북한의 알곡 생산이 부진했던 이유는 수해와 냉해가 겹치면서 옥수수 작황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알곡 증산을 위해선 무엇보다 비료를 제 때 투입해야 하는데,여전히 비료가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대북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황재성 부장입니다.황재성: 늦어도 3월말 까지는 외부에서 비료 지원을 받아야 올해 농사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북한의 식량 소비량에 비춰 볼 때 올해 약 130만 톤이 부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130만 톤은 북한 인민 전체가 4개월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입니다.

이종주: 2009년도 북한의 식량 생산량을 약 411만 톤으로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 규모는 2008년도의 추정치인 431만 톤에 비해서 약 5% 정도 감소된 규모입니다.

북한은 신년 공동사설에서도 알곡 증대를 외쳤지만,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이제 2월인데 비축 식량도 바닥을 드러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1990년대 중반에 있었던 '고난의 행군’에 버금가는대기근도 예상되는 상황입니다.장마당 거래를 통해 인민들이 각자 살길을 찾아 나서고 있지만,지난해 말 화폐개혁 이후 물가가 폭등하면서 장마당에서의 식량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