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피마자 씨 의무적으로 거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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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이 올해부터 매 가정세대들에 피마주(피마자) 씨 3kg씩을 의무적으로 바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사장비 유지용 기름을 짜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주민들은 어이없는 지시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매 가정세대들에 의무적으로 피마주(피마자)씨 3kg씩 바치라고 강요하고 있어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고 여러 북한 내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이달 말까지 매 가정세대 당 피마주 씨 3kg씩 무조건 바쳐야 한다”며 “만약 피마주를 바치지 못하면 내화(북한돈)로 5만원이나 민폐(중국인민폐)로 40원씩 바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이미 올해 초 매 가정세대들에 피마주를 심을 것을 강조하면서 가을에 세대 당 피마주 씨 3kg씩 거둔다는 것을 지시했으나 갑자기 종자를 구할 수 없었던 주민들은 피마주를 심는 것을 아예 포기했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또 북한 당국이 이렇게 피마주 씨를 거두는 까닭은 “군사무기에 사용할 기름을 짜기 위해서”라며 더욱이 피마주 씨를 못 바칠 경우 당장 돈을 내라고 들볶아 주민들의 원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형편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자강도의 소식통은 “차라리 돈을 내면 냈지 피마주를 심지 못하겠다는 것이 주민들의 의견”이라며 “피마주는 가꾸기가 어려운데다 수확량이 너무도 낮아 애초 주민들이 경작할 엄두도 못 내는 식물”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피마주 씨는 한 평에서 기껏해야 300그램 정도로 수확량이 낮기 때문에 가정세대들마다 당국이 부과한 3kg의 피마주 씨를 바치려면 10평 정도의 밭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밭 10평이면 메주콩은 25kg, 강냉이는 15kg, 감자는 무려 140kg을 수확할 수 있는 면적이라며 그러나 피마주는 수확량도 적지만 씨를 거두고 일일이 말리기까지 하려면 너무도 많은 품이 든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앞으로 해마다 피마주 씨를 바치라고 난리겠으니 지금부터 걱정이 태산”이라며 “피마주 씨를 거두어 무기 청소용 기름을 짠다는 소리에 주민들 모두가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무기용 기름도 생산할 능력이 없으면 차라리 무기생산도 하지 말고 군대도 다 해산하라”는 주민들의 분노 섞인 반발을 전하며 “김정은 시대가 들어서면서 김정일 시대에 비해 가정세대들의 부담만 아주 크게 늘었다”고 당국을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