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봉제업자 고급외투도 척척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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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장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북한 의류업자들이 고급스런 겨울외투들도 척척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또 유명인사의 이름도 붙여 광고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하는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 남성들 사이에서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을 딴 겨울외투가 유행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료녕성에 거주하는 한 대북 소식통은 "평양과 남포일대에서 생산된 이른바 '뿌찐동복(푸틴 동복)'이라는 외투가 150~200달러에 팔린다"며 "주요 고객층은 노동당 간부들과 행정 간부들이다"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밝혔습니다.

과거에는 '부장동복'이라고 불리던 겨울 외투가 남성들의 눈을 사로잡았지만, 지금은 한 단계 고급스럽게 생산되어 현 러시아 대통령의 이름을 달고 나타났다는 겁니다.

북한 상인들도 유명인을 이용한 광고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최근 북한에서 생산된 겨울용 외투가 상당히 고급스러워 중국인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무역업자들과 거래하고 있는 중국 길림성의 상인도 최근 북한에서 들여왔다는 오리털 솜옷을 보고 놀람을 금치 못했습니다.

북한에서 제작된 솜옷 가격이 중국 돈 400위안($70달러 수준)인데 비슷하게 만들어진 중국산에 비해 절반이나 싸고 질은 더 좋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에서 만든 오리털 동복은 오히려 바느질 솜씨가 중국제보다 더 나아보였다"며 "앞으로 개방되면 북한의 제조업이 빨리 발전할 것 같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북한 보따리 무역상들도 중국 왔다가 돌아갈 때는 옷을 사가지 않는다"며 "주문 받은 재료만 사가지고 돌아가 장마당에 유통시킨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여성들 사이에서 밍크코트가 유행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국경지방에 나온 남포시 주민은 "평양 특권층 부인들 속에서 밍크외투가 추세인데 가격도 200달러 수준이다"고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남포시의 한 재단사는 중국에서 인조 밍크 모피를 들여다가 집에서 정교하게 가공하는 데, 외화상점에 내놔도 결코 손색이 없다는 겁니다.

북한에서 의류 제조업이 활성화되는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평양 은하무역회사 등 국영회사들도 있지만, 지하에서 움직이는 가내수공업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중국과 임가공 무역을 하는 북한 대방들은 중국 대방에게 옷감을 요구할 때는 물량을 10% 넘게 요구하고, 상품을 반납할 때는 10%를 적게 보내는 식으로, 원자재를 조절한다"며 "그걸 가지고 이윤을 남긴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남포시의 한 재단사는 2000년 초부터 일본과 한국의 기성복을 모방해 옷을 만든 다음 중국에 수출했는데, 지금은 십만 달러를 보유한 부자가 됐다"고 자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