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마식령 관광객 유치 러에 ‘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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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마식령 스키장에 러시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극동 하바롭스크에 관광사무소를 개소하고 평양을 오가는 정기 항공편을 재개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 주재 북한 외교관 일행이 지난 달 중순 주 의회격인 두마 지도부를 만나 북러 양국 간 사회, 경제 분야 협력 강화를 논의했습니다.

12일 하바롭스크 현지 신문인 ‘아무르메디아’에 따르면 하바롭스크 북한 영사사무소 책임자인 김문호 영사는 당시 면담에서 러시아인들의 북한관광 확대를 제안했습니다.

김 영사는 특히 마식령 스키장을 가리키는 듯 “북한에 최신 스키장이 최근 들어섰다”며 러시아를 대상으로 스키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하바롭스크에 북한관광사무소를 열고 현재 중단된 평양~하바롭스크 정기 항공편 운행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외교관 일행은 하바롭스크 의원들에게 관광사무소 개소와 정기 항공편 재개에 필요한 입법 등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러시아 측은 이에 대해 북한과 관광을 포함해 경제, 문화 분야 교류 강화에 지지를 표했습니다.

북한의 러시아 스키 관광객 유치 노력은 최근 개장한 마식령 스키장이 외국인 관광객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지적과 맞물려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평양 주재 외교사절과 그 가족을 마식령 스키장으로 초청해 홍보에 나서는 등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모으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 (녹취): 거대한 규모의 마식령 스키장은 인민들에게 큰 감회를 줄 겁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노력에도 마식령 스키장은 여전히 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달 초 미국인 여행객을 인솔해 마식령 스키장 관광을 마치고 돌아온 미국의 북한전문여행사인 '우리투어스'가 최근 공개한 스키장 현장 사진도 이를 방증합니다. <사진 바로가기>

사진 속에는 10여 명 남짓한 외국인 관광객과 안내인들만 간간이 눈에 띌뿐 슬로프, 즉 스키 주로가 아예 텅텅 비어 있는 모습이 쉽게 눈에 들어 옵니다.

호텔은 물론 식당과 수영장 등 스키장 편의시설도 관광객이 거의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한편 우리투어스 측은 스키장의 눈 상태는 비교적 좋지만 스키를 타기 위해 슬로프 정상까지 올라가려면 리프트를 2번이나 갈아 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스위스에서 도입하려다 유엔 제재 탓에 중국에서 중고로 들여온 이 리프트는 속도가 무척 느려 한번 정상까지 가는 데 30~40분씩 걸린다고 여행사 측은 꼬집었습니다.

또 마식령 스키장의 10개 슬로프 중 5개는 여전히 공사중이어서 올 겨울이나 돼야 완전 개장될 걸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