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스키장건설 후방물자 공급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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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삼지연 스키장 건설에 수많은 군인들이 동원됐다는 소식을 얼마 전 우리 자유아시아방송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스키장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이 후방물자를 제때에 공급받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삼지연군 베개봉에 위치한 ‘백두산지구 체육촌’에 마식령 규모의 스키장을 건설할 데 대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지시가 하달된 날짜는 12월 4일입니다.

17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를 가진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스키장 건설에 동원된 인민군 제9군단과 10군단 군인들이 12월 8일 양강도 혜산시를 출발해 삼지연군까지 54km의 구간을 걸어서 현지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 많은 동상자들이 발생했다며 현지에 투입된 9군단 후방부 소속 ‘제2야전병원’과 10군단 종합병원의 의료진들이 본격적인 치료활동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최근 직접 현지에 다녀왔다는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공사완공 기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직 본격적인 작업은 착수도 못했다”며 “현재 공병부대 군인들의 발파작업만 일부 진행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작 현장에 도착한 군인들은 후방물자가 제때에 공급되지 않아 끼니도 제대로 에우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특히 9군단의 경우 후방물자가 도착하지 않아 10군단의 식량과 부식물을 꾸어서 먹는 형편이라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9군단에서 동원된 군인들은 양강도 혜산시 위연역과 검산역까지 열차로 후방물자를 가져왔지만 철길이 없는 혜산시부터 삼지연군까지 후방물자를 옮기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19일 양강도의 한 주민도 “후방물자를 옮기자면 써비(빌리는)차를 이용해야 하는데 자동차들 대부분이 백암군 ‘새땅찾기’에 동원됐다”며 “설령 자동차가 있다고 해도 빌리는 값이 너무 비싸 군인들은 이용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그나마 양강도 출신 병사들을 내세워 겨우 얻은 자동차가 두 대는 이틀 동안 군인들이 숙식할 수 있는 천막을 날랐다며 당장 필요한 식량과 부식물을 다 실어 나르자면 아직 며칠은 더 걸려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이런 현실을 전하며 소식통들은 “지금의 상태로 볼 때 올해 말까지 삼지연 스키장 활주로를 완공한다는 것은 한갓 공상에 불과하다”며 “후방물자까지 제대로 보장되지 못해 현지에 도착한 군인들도 당장 작업에 투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