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주민들 속에서 스마트 폰, 즉 타치식 손전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체신당국이 여기에 계전기를 끼어 팔아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합니다. 정전이 잦아 계전기가 필요 없지만, 강제로 팔기 위한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국경을 통해 연락이 된 한 평양 주민은 "타치식 손전화를 찾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지자, 체신소에서 계전기를 끼어 팔아 구매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주민은 "현재 아리랑 손전화는 400달러씩 하는데, 거기에 30달러짜리 계전기를 끼워 팔면 모두 430달러가 된다"면서 이는 보통 가정에 적지 않은 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북한 암시장에서 쌀 1kg은 5천원(0.6달러)으로, 30달러로는 50kg의 식량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식량난에 직면한 주민들에게는 적지 않은 돈인데, 북한당국이 별 필요도 없는 계전기를 끼어 팔아 '강매정책'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는 겁니다.
이 주민은 "사실 현재 평양시도 닷새씩 정전이 되어 계전기를 달 필요가 없다"면서 "앞으로 태양광 전지 사용범위가 커지면 계전기는 더욱 천덕꾸러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평양시의 적지 않은 가정들은 태양광 충전지를 이용해 텔레비전과 조명을 켜고 있고, 앞으로 태양광 전지 냉장고까지 나오게 되면 국가전기를 믿을 사람이 별로 없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국가전력망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계전기는 쓸모없는 물건으로 취급된다는 설명입니다.
2009년에 평양을 떠나온 미국 정착 탈북자도 "2007년에 북한에서는 앞으로 새로운 계전기가 도입되는데, 이 계전기는 쓴 것만큼 돈을 내기 때문에 보안원들과 전기 감독원들이 집집마다 검열할 필요가 없다고 선전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당시 전기절약을 목적으로 계전기를 대량 생산했다가 잘 팔리지 않게 되자, 잘 팔리는 스마트 폰에 억지로 끼어 강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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