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밀수된 북한 농산물 공개 소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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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훈춘시가 북한에서 밀수된 농산물을 대거 공개 소각했습니다. 최근 북중 국경지역에서 밀입국과 밀수 등 외국인 관련 범죄 단속이 부쩍 강화되고 있어 주목됩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지린성 훈춘시의 훈춘해관이 북한에서 밀수입된 깨 9톤을 최근 공개 소각했다고 5일 밝혔습니다. 훈춘시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엄정한 법 집행을 애써 강조했습니다.

소수의 기업과 개인이 법 규정을 위반해 식품을 밀수입해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어 엄격한 통관수속의 이행 필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이번 조치가 내려졌다는 겁니다.

북한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그 동안 당국의 감시를 피해 밀무역 형태로 꾸준히 중국으로 흘러 들어 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농산물 사정이 좋지 않지만, 북한으로선 중국의 위안화가 필요한 데다 값이 싸고 품질이 좋은 북한산 작물이 중국에서 인기가 높기 때문입니다.

훈춘시는 이번 공개 소각 이후에도 농산물 밀수 행위에 대한 엄격한 단속이 앞으로 이어질 것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북중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그 동안 지속돼온 북한산 농산물의 중국 밀수가 위축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한편 이와 별도로 훈춘시가 속한 옌볜조선족자치주는 공안국 주도로 지난 달 중순부터 불법으로 입국해 체류하거나 취업한 외국인을 집중 단속중입니다. 북한과 국경을 맞댄 중국 옌볜 지역에서 최근 들어 밀입국은 물론 밀수 등 외국인 관련 범죄 단속이 부쩍 강화되고 있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이 최근 ‘훈춘 국제합작시범구’을 정식 착공하는 등 북한과 국경을 접한 변경 지역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한국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김용현 교수: 중국 입장에서는 '시범구'을 포함해 (이 일대에서) 전반적인 공단 조성에 나선 상황에서 북한과의 이런 밀무역 형태가 확산되는 것이 훈춘 등 변경지역에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거기에 대한 경계가 상당히 작동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훈춘시는 북한에서 밀수된 깨에 대한 공개 소각 사실을 공표하면서, 현재 추진중인 훈춘 국제합작시범구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수출입 통관 규정을 엄격히 집행해야 한다고 밝혀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