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여권 북한인 2명 몽골서 밀수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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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웅담제품 등 북한제 건강식품을 밀수하려던 북한인2명이 몽골 세관 당국에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외교관 여권을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외교관 여권을 지닌 북한인 2명이 지난 주 몽골로 북한제 건강식품과 의약품을 대량으로 밀반입하려다 당국에 적발됐습니다.

22일 몽골 관세청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9일 북한산 웅담제품과 주사약 등을 열차편으로 몰래 들여오려다 발각돼 밀수 혐의로 현지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몽골 당국은 체포된 이들이 정식 외교관 신분인지는 밝히지 않은 채 ‘북한 국적으로 외교관 여권을 소지했다’고만 밝혀 외교관 가족 또는 정부 관리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이날 중국 베이징을 출발한 국제열차편에 짐을 싣고 몽골 울란바데역을 통해 입국하던 중이었습니다.

몽골 당국은 이들이 불법 반입하려한 주사약 1천 박스와 가루식품 3.9kg, 웅담제품 12박스, 그리고 약용 술 20병 등을 현장에서 압류했습니다.

몽골 관세청이 이날 공개한 압류품 사진에는 한글로 ‘곰열’이라는 글씨가 또렷해 해당 제품이 북한에서 생산된, 웅담을 원료로 한 건강식품임을 짐작케 했습니다.

또 송화가루로 추정되는 다른 압류품 사진에는 갈색의 분말 가루가 든 비닐 포장지 겉면에 한글과 영어로 ‘한송, HAN SONG’이라는 글씨가 선명했습니다.

몽골 당국은 사건 처리 방안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건 발생 뒤 이를 자세히 공개하고 나섬에 따라 양국 간 외교마찰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이달 들어서만 벌써 두 차례나 몽골 정부 관계자가 북한을 방문해 경제 교류와 협력을 논의하는 등 양국 관계가 부쩍 돈독해지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습니다.

앞서 연임에 성공해 지난 10일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은 2011년 미국 의회 연설에서 북한과 교류확대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엘벡도르지 대통령: 몽골은 북한과 정부 간 교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몽골은 체제전환과 관련해 독특한 통찰력을 갖고 있습니다. 교류를 위해 몽골에 오는 북한인들은 현재와 다른 생존 방식과 정부 형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겁니다.

한편 북한은 올 초에도 파키스탄 주재 대사관이 항공편으로 항생제 등 의약품을 밀수하려다 현지 세관 당국에 적발된 바 있습니다.

파키스탄 일간 영자신문인 스포크스맨은 지난 1월15일 북한 대사관이 싱가포르에서 들여가려던 화물에서 다량의 의약품이 발견돼 압류됐다고 지난 12일 보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식품류로 세관에 신고한 뒤 항생제인 세픽심을 몰래 들여와 현지에서 팔려다 발각됐다는 겁니다.

외화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이 해외에서 외교관이 연루된 밀수 행위로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