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경단속 강화에 밀수형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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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의 국경통제가 강화되면서 북-중간 밀수의 형태도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무역기관들이 독점해 오던 약초나 산나물이 주요 밀수품목으로 떠오르면서 북한당국의 외화벌이에 차질이 생겼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농촌지원’ 기간을 맞으며 한동안 완화되는 것 같던 북한의 국경단속이 최근 들어 다시 삼엄해지고 있다고 여러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3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국경경비대가 맡고 있는 1선 경비는 특별히 달라지지 않았지만 ‘노농적위대 초소’가 맡은 2선경비와 인민보안부 타격대, 기동순찰대가 맡은 3선 경비는 예전에 비해 훨씬 강화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국경과 마을들을 잇는 구간에 ‘노농적위대 초소’가 생겨나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있는데 인민보안부 타격대와 기동순찰대, 각 인민반담당 보안원과 보위원들까지 항시적으로 순찰하며 2중3중으로 주민들을 감시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기존에도 이러한 감시체계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감시성원들이 뇌물을 받고 눈감아 주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밀수가 가능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감시인원이 몇 배로 늘면서 밀수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5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구리나 알루미늄, 고철과 같은 기존의 밀수품들을 싣고서는 국경연선에 접근도 못한다”면서 “대신 지금은 밀수꾼들이 산나물과 약초를 닥치는 대로 거두어들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산나물과 약초는 북한 당국이 의무적인 과제를 주어 주민들로부터 거두어들이는 외화벌이 품목인데다 외화벌이기관들도 공식적으로 수매를 하고 있어 딱히 밀수품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고 강제회수도 불가능하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산나물과 약초들을 밀수꾼들이 비싼 값에 모두 거두어들이면서 외화벌이기관들은 수출 물량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주민들 역시 외화벌이 기관들에 비해 돈도 더 주고 품질에 대한 요구도 까다롭지 않은 밀수꾼들에게 앞 다투어 약초나 산나물을 팔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한편 2일,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기존에는 밀수품이라고 하면 고철이나 마약과 같이 국가가 철저히 통제를 하는 물품들이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국가가 전혀 통제하지 않는 물품들로 밀수품목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 5~6월까지만 해도 밀수꾼들이 중국에 밀수출한 물품대금으로 중국으로부터 휘발유와 신라면, 한국산 생리대를 기본으로 들여왔었는데 국경에 대한 통제가 계속 강화되면서 지금은 밀수대금으로 인민폐 현금을 들여오는 등 밀수의 형식이 눈에 띄게 바뀌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