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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군인들 속에서 먹지 못해 영양실조자와 탈영병이 늘어나는 가운데, 일부 부대들에서는 식량을 구해오라고 병사들을 집으로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최민석 기자가 전합니다.
최근 북한군이 식량 구입을 목적으로 병사들에게 휴가제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 국경지방에 나온 함경북도 청진시의 김정순(가명. 53세)씨는 “강원도 5군단에 군대 나갔던 아들이 식량 구하러 집에 왔다”면서 “한 달 동안 휴가 노는 대신 갈 때 강냉이 200kg을 가져오라는 과제를 받고 왔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하루하루 장마당에서 국수를 팔아 사는 김 씨 가족은 “강냉이 200kg을 도저히 얻을 수 없어 한국에 나간 조카의 도움을 받자고 국경에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씨는 “가족들도 굶고 있는데 식량을 구해오라고 무턱대고 아들을 보낸 부대 군관들도 한심하다”고 혀를 찼습니다.
김 씨의 말에 따르면 아들이 복무하는 북한군 5군단 예하 부대들의 식량상황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사분계선(휴전선)을 지키고 있는 전연부대 조차 통강냉이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부대 병사 절반 이상이 영양실조에 걸렸고, 그나마 참지 못하는 군인들이 부대를 탈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전기가 없어 타개지(쪼개지) 않은 통강냉이를 먹는다고 투정질하는 것은 ‘배부른 흥정’이라는 게 김 씨의 설명입니다.
탈영한 군인들은 강원도 원산, 통천, 문천 일대에서 민가를 습격하고 가장집물과 가축을 털고, 지나가는 행인들을 상대로 무차별 강탈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강원도 지방 주민들 속에서는 가축 키우기를 단념하고, 밤이 되면 군대들의 습격을 막기 위해 담장에 가시철조망을 두르는 등 군대 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김 씨는 설명했습니다.
탈영자들이 속출하고 군대 피해에 대한 주민들의 신소(신고)가 잇따르자, 5군단에서는 경무관들을 조직해 탈영병 색출에 나서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과거에는 탈영자를 ‘로동연대(군대 노동단련대)’ 같은 곳에 보내 강제노동을 시켰지만, 지금은 워낙 그 숫자가 많아 ‘훈계처벌’만 해서 부대에 복귀시킨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북한군 출신 탈북자 조직인 ‘북한인민해방전선(북민전)’도 “최근 북한군이 동계훈련 마지막에 진행하던 ‘쌍방훈련’계획을 취소할 만큼 식량사정이 좋지 않다”고 자체 홈페이지에서 밝혔습니다.
이 단체 관계자는 “특히 전연 군단에서 탈영자들을 잘못 다스렸다가 남쪽으로 월남하거나, 총격 사건이라도 발생하면 군관들이 더 큰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탈영자들을 얼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인민무력부에서도 탈영병과 영양실조자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 인터넷 신문 ‘데일리 NK’은 “얼마 전 북한군 총참모부에서 군인들의 후방사업 대책을 세우라는 지시문을 각 부대에 내려보냈다”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총참모부에서 “영양실조를 없애지 못하는 지휘관들을 처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군관들이 생각다 못해 병사들의 등을 떠밀어 집으로 보내는 형국이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