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지휘관들 병사를 인력시장에 내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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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인민군 지휘관들이 병사들을 인력(노동)시장에 내몰아 노임을 착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군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인력시장에서의 노임(임금)이 하락해 품팔이로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들이 위기에 처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인민군 지휘관들이 돈벌이를 위해 병사들을 인력시장에 내몰면서 노임(임금)이 폭락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14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연사군 노평리에 있는 국경경비대 본부 병사 3명이 연사읍 인민위원회 대학등록과장의 집 창고 건축일을 하다가 지붕이 갑자기 내려앉는 바람에 1명이 사망하고 두 명은 중상을 입는 사건이 지난 11일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대학등록과장과 가까운 사이라는 이 소식통은 “사고를 당한 병사들은 대대 정치지도원의 지시로 창고를 짓는데 동원됐다”며 “창고를 지어주는 대가로 집주인 대학등록과장은 국경경비대에 중국인민폐 6백 위안을 병사들의 임금으로 지불하기로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의 단층주택들은 지금껏 판자로 된 창고를 주변에 따로 지어 여기에 김치와 감자, 국거리용 부식물과 땔감을 보관해 왔다”며 “그러나 최근엔 도둑을 막기 위해 창고를 집에 붙여 더욱 견고하게 짓는 것이 추세”라고 언급했습니다.

“창고로 쓸 집 한 칸을 더 늘이려면 주인이 자재를 부담하는 조건에서 장마당 인력꾼(일꾼)들에게 중국 인민폐 150위안은 주어야 한다”며 “인력꾼(일꾼)들이 직접 자재까지 보장하는 조건에선 창고 하나를 짓는데는 인민폐 7백 위안이 든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연사군 인민위원회 대학등록과장이 국경경비대 병사들을 인력꾼으로 쓴 이유도 장마당 인력꾼들에 비해 노임이 훨씬 싸기 때문”이라며 “병사들은 오히려 부대 바깥 일을 맡으면 고용주들이 잘 먹여주기 때문에 인력꾼 파견을 자청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15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혜산장마당 주변에서 손수레와 허름한 작업복 차림의 사람들이 양강일보사 앞까지 길게 줄지어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그들은 모두 노임을 받고 남의 일을 대신해 주는 인력꾼(일꾼)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렇게 품을 팔아 생계를 꾸려가는 주민들이 요즘 군부대 병사들에게 일거리를 빼앗겨 살아가기 어려워졌다”며 “싼 노임으로 병사들을 파견한 군부대 지휘관들은 병사들에 지급된 노임을 가로채 제 배를 채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