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동북아시아뿐 아니라 동남아 국가와 경제협력 관계를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논문이 북한의 주요 경제 학술지에 실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의 대외 경제협력을 다각화, 다양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시아나라들과의 대외경제협조관계의 특징.’
북한의 대표적 경제 전문 학술 계간지인 ‘경제연구’ 최근호(2013년 2호)에 실린 논문 제목입니다.
북한의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해왔다는 평가를 받는 이 잡지가 이례적으로 북한과 아시아 국가 간 경제협력의 특징을 자세히 설명한 글을 실었습니다.
논문은 북한과 아시아 국가들 간 경제협력의 특징으로 먼저 ‘경제발전 수준이 매우 다른 국가들과 경협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경제발전 수준 차가 많이 나 국가별로 주로 생산하는 제품이 달라 경협 내용도 달라져야 한다는 겁니다.
논문은 그 예로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은 의류 등 노동집약적 제품을, 인디아는 원유·강철 등 자본집약적 제품을 주로 생산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필리핀, 터키(뛰르끼예)를 기술집약적 제품 생산국으로 들었습니다.
북한-아시아 경제협력의 두 번째 특징으로는 ‘지리적으로 매우 가깝고 생활환경이 유사한 나라들 사이의 경제협력이라는 점’을 들었습니다.
북한이 동북아 국가와 국경을 바로 접하고 있고 동남아와는 짧은 뱃길로 연결돼 적은 비용으로 교역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논문은 북한이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시아뿐 아니라 베트남(윁남),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와 오랜 기간 경제협력 관계를 맺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를 더 확대 발전시키는 사업을 보다 힘있게 벌려 나가야 한다고 다그쳤습니다.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북한 경제의 현실을 감안하면, 중국 이외 국가들과 경제 협력을 강화해 대외 무역 다각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실제 북한은 올 해 들어 러시아 몽골과 경제협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등 경협 다각화에 애쓰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북한은 특히 지난3월 라오스와 정보기술 분야 협력 강화에 합의하는 등 동남아 껴안기에도 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한국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북한의 외교 다변화 노력에 주목했습니다.
김용현 교수: 북한이 외교적으로 몰리는 과정에서 우호적인 국가를 확보하려는 취지도 담겨있습니다.
북한의 외교, 경제협력 다변화 노력이 어떤 결실을 거둘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