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해마다 반복되는 북한의 아사사태는 잘못된 식량공급체계 때문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언급했습니다. 올해농사가 잘 됐다고 하지만 지금처럼 불법적인 식량공급이 계속되면 내년에도 아사사태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망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마다 북한은 주민들에게 배급할 충분한 량의 식량을 생산하면서도 아사사태를 막지 못하고 있다고 여러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농업관계자는 “올해 알곡예산수확량은 대략적으로 520만 톤 정도로 보고 있다”며 “실 수확량과 예산수확량은 어느 정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량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북한이 메주콩을 많이 심고 있지만 알곡생산량에는 메주콩이 포함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주민들은 메주콩을 엄연하게 알곡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은 “한 해 알곡생산량이 365만 톤이면 모든 주민들에게 충분히 식량공급을 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량공급이 안 되는 원인은 잘못된 식량공급 체계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1살부터 5살 미만의 어린이들과 직장이 없는 부양가족에겐 하루 300그램, 소(초등)학교부터 17세 미만 고등중학교까지의 학생들에겐 하루 400그램의 ‘식량공급(배급)표’를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직장에 다니는 17세 이상의 성인에 한해서는 하루 700그램, 여성 56세, 남성 60세 이상인 ‘연로보장’자들에겐 하루 600그램의 ‘식량공급표’를 지급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700그램의 ‘식량공급표’를 받는 성인들이 실제로 식량을 배급받을 경우 도정미와 절약미, 군량미 등을 자르고 나면 실제로 차례지는 량은 하루 450그램밖에 되지 않는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는 북한의 인구를 2천5백만명으로 가상하고 평균적인 배급량인 370그램으로 계산할 때 1년에 350만톤에도 훨씬 못 미치는 량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한편 또 다른 양강도의 소식통은 “해마다 반복되는 아사사태는 식량이 없어서가 아니라 식량분배가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당기관이나 사법기관 가족들은 2중, 3중으로 배급을 타먹고 있지만 힘없는 백성들은 단 1그램의 배급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지어 힘 있는 사람들은 가을에 협동농장에서 1년 치 배급을 다 타먹고 또 량정사업소를 통해 배급을 타먹는다며 장마당에서 한 달분 ‘식량공급표’ 1장에 800원씩 공공연히 팔리고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은 ‘식량공급표’를 헐값에 팔지만 힘 있는 자들은 그런 배급표를 무더기로 사들여 배급을 받고 있다”며 “이런 구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내년 역시 아사자가 계속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