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공장들 개인도급제 폭넓게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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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공장기업소들이 '새경제관리체계' 시행 이후 '개인도급제'를 앞 다퉈 도입하고 있습니다. '개인도급제' 이후 제품의 질이 떨어졌다는 불만과 시간이 지나면 품질도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이 교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새경제관리체계 시행 이후 북한의 공장기업소들이 ‘개인도급제’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고 여러 현지 소식통들이 언급했습니다. ‘개인도급제’가 도입되면서 같은 공장제품, 같은 상품임에도 질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나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소식통은 “새경제관리체계 시행 이전까지만 해도 혜산신발공장에서 나온 운동화는 꽤나 신을 만 했다”며 “그러나 새경제관리체계에 의한 ‘개인도급제’가 시행되면서 신발의 질이 형편없이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혜산신발공장은 지난해 12월, 새경제관리체계 시행 이후 생산에 총력을 다 했음에도 노동자들의 월급이 항상 3만원 이하였다며 새경제관리체계의 계획대로라면 노동자들의 한달 월급이 최소 35만원 정도는 돼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월급을 올릴 수 없는 원인은 개인들로부터 일체 원료와 자재를 사들여 생산을 하는데 있다며 그런데다 전기와 설비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수익을 올릴 수가 없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고민 끝에 공장에서는 원료와 자재를 모두 노동자들에게 나눠주고 대신 노동자들이 수공업적으로 신발을 만들어 공장에 바치는 방법으로 ‘개인도급제’ 제조방식을 도입했다는 것입니다. 결과 공장의 생산량은 크게 올랐지만 노동자들이 원료와 자재를 많이 떼어먹어 신발의 질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졌다고 그는 얘기했습니다.

한편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지금 혜산신발공장만 ‘개인도급제’를 도입한 것이 아니다”라며 “다른 공장기업소들도 다 ‘개인도급제’의 방법으로 생산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공장에 출근하는 노동자들은 자신이 일을 하면 돈을 받게 되는지 부터 따진다며 돈이 되지 않을 경우 노골적으로 일하기를 거부한다고 전했습니다.

형편이 이렇다나니 같은 공장에서 나온 제품들도 누가 만들었는가에 따라 질적으로 큰 차이가 나는데 전반적으로는 새경제관리체계 도입 이전보다 제품의 질이 많이 떨어졌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개인도급제’ 도입으로 상품의 질이 떨어졌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며 “오히려 ‘개인도급제’ 도입으로 하여 상품의 질이 높아지고 다양해진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운동화나 치약, 화장품과 같이 그동안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 오던 제품들이 지금은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다”며 “아직 초반이라 제품의 질이 고르지 못하는 등 혼란은 좀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