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지난해 대북 시계 수출 83% 급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해 노동당 핵심 간부 100여명에 선물한 스위스 시계. 시계에 노동당 상징 마크와 제7차 노동당대회를 상징하는 북두칠성 표시가 붙어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해 노동당 핵심 간부 100여명에 선물한 스위스 시계. 시계에 노동당 상징 마크와 제7차 노동당대회를 상징하는 북두칠성 표시가 붙어있다. (사진-아사히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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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지난해 스위스제 시계의 대북 수출이 8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한 해 북한으로 공식 수출된 스위스제 시계는 모두 1만5천106스위스 프랑(1만5천227달러) 어치에 불과하다고 스위스시계산업협회(FHS)가 31일 밝혔습니다.

이는 전년도(8만6천409스위스 프랑, 8만7천105 달러)에 비해 82.5%나 대폭 줄어든 규모입니다.

스위스시계산업협회가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제공한 2016 월별 대북 시계 수출 통계에 따르면 스위스제 시계는 지난해 5월 이후 사실상 대북 수출이 중단됐습니다.

2016년 1-4월 1만1천49스위스 프랑(1만1천140달러)어치의 스위스제 시계가 북한에 수출된 이후 10월(4천57스위스 프랑, 4천89달러) 한 차례 소규모 반짝 수출이 이뤄졌을 뿐입니다.

스위스 정부가 지난 해 5월 북한에 대해 강력하고 포괄적인 금수조치에 들어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당시 스위스는 고급 시계와 보석 등 사치품은 물론 담배, 술 등 기호품이 포함된 25개 대북 금수품 목록을 공개했습니다.

스위스제 시계는 물론 식자재 등은 북한에서도 엘리트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 탈북자는 전했습니다.

탈북자 : 제일 믿었던 스위스, 그래도 예전부터 스위스에서 경제지원도 많이 했는데 스위스와 관계가 멀어져 스위스제 물품들이 다 끊기니까,….

여기다 스위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와 스위스제 고급시계를 함께 차고 공식석상에 나타나는 등 스위스제 애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배경 탓인지 북한의 스위스제 시계 수입은 김 위원장의 권력 승계 시점인 2011년(11만2천 스위스 프랑)과 2012년(20만225 스위스 프랑) 2년 연속 전년도(2010년 5만1천568 스위스 프랑)에 비해 두 배씩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중국 등을 통해 스위스제 고급 시계를 간접적으로 우회 수입하고 있을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일본 아사히신문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5월 7차 노동당대회에 참가한 고위 간부 100여 명에게 스위스제 손목시계를 선물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