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기업인 토크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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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24조치 이후 개성공업지구를 제외한 남북경제협력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남북경협 재개와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에서 대북 사업가들이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 행사를 가졌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닭집을 열었는데 남북경협 중단으로 오도 가도 못하고 쪽박 찼습니다”

지난 2008년 평양 모란봉구역에 닭고기 전문식당을 개업한 ‘맛대로 촌닭’의 최원호 사장. 개업하고 얼마 후 5.24조치가 내려지면서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접어야 했습니다.

최원호 사장 외에도 북한에 진출했다가 망한 기업인은 한둘이 아닙니다. 5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가족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25일에는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 광장에서 모여 평화를 주제로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 행사를 벌였습니다. 행사를 기획한 남북경협기업비상대책위원회 유동호 위원장의 말입니다.

유동호 : 우리 경협기업인들이 지난 시기의 잘못된 관행과 문화를 반성하고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평화의 남북경협 시대를 겸허히 준비하여 평화의 선구자로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의미에서 이번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또 북한과 들쭉술 사업을 했던 김기창 회장은 인사말에서 “그동안 인고의 세월을 버텨왔다”며 정부 당국을 향해 남북경협의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김기창 한국체인 회장 : 앞으로 우리 정부가 다시 한 번 대북사업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신다면 우리는 법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그래서 이 나라 이 민족의 앞길을 위해서 나아가고자 합니다.

이날 행사에는 음악인들도 함께했습니다. 이들은 노래로서 기업인들을 위로했습니다.

(현장음: 가수 이원석 노래)

특히 가수 김태원 씨는 기업인들과 함께 평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통일에 대한 자기 생각을 전달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태원 : 지구에서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가 통일되면 가장 위대한 지구 축제가 될 것입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듯이 한반도도 곧 통일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남북경협 기업인들과 시민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푸른색의 한반도가 그려진 대형 그림판에 평화를 뜻하는 꽃 모양의 종이를 붙이고 있다. RFA PHOTO/ 노재완
남북경협 기업인들과 시민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푸른색의 한반도가 그려진 대형 그림판에 평화를 뜻하는 꽃 모양의 종이를 붙이고 있다. RFA PHOTO/ 노재완

또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격려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유럽에서 돌아오면 맨 먼저 해야 할 일은 남북경협 기업인들의 응어리를 풀어줄 5·24 조치를 해제하는 것”이라며 힘을 보탰습니다.

정동영 : 해주에서 모래를 실어오던 우리 사장님, 지금 해주 가는 뱃길이 끊어진 지 어언 4년이 지났습니다.

희극배우(개그맨) 노정렬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남북경협 기업인과 시민 등 400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이들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푸른색의 한반도가 그려진 대형 그림판에 평화를 뜻하는 꽃 모양의 종이를 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