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에서 택시는 일부 특권층의 전유물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달러나 중국인민폐로만 받는 택시요금이 지나치게 비싸기 때문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택시가 일부 간부들과 부자들만을 위한 고급 운송수단이라는 소식입니다. 택시사업소에 바쳐야 하는 월입금액을 충당하기 위해 운전수(운전기사)들이 갖은 방법을 동원해 돈 많은 손님만 골라 태우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2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청진시 송평구역에 위치한 ‘청진택시사업소’는 도 인민위원회 도시경영과 소속 여객운송사업소 산하기관으로 예전의 ‘해외동포운수대’와 합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사업소에는 ‘볼보’와 ‘라다’(러시아)와 같은 낡은 차들과 중국산 택시 20여대가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택시운전수들은 매월 150달러의 지정금액을 사업소에 바쳐야 하는데 주행거리 1km당 요금은 중국 인민폐 3원으로 매우 비싼 편이지만 간부들과 장사꾼들은 왕복거리 40위안정도를 부담 없이 이용하고 있어 택시 운전수의 돈벌이가 괜찮은 편"이라고 전했습니다.
최근에는 택시운전을 원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며 택시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승용차를 구입해 사업소에 등록하는데 대개 중국산승용차의 매입가격은 5만 위안 정도라고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라선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간부들과 장사꾼들은 장거리를 운행할 때 시끄러운 단속을 피하기 위해 택시를 이용하는데 대부분의 택시운전수들이 단속초소에 정기적으로 뇌물을 고이고 있어 초소를 무사통과하고 있다고 2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택시가 시끄러운 교통단속을 피하는 수단임이 알려지자 장사꾼들은 더는 여행증을 떼지 않고도 타지역으로 자유로이 오갈 수 있게 되었다"고 전제한 소식통은 "일부 단속초소들은 택시의 번호판이나 운전수의 얼굴만 보고도 차단봉을 올려 통과시키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라선시를 오가는 길목에 있는 보위부10호초소 ‘후창초소’는 일반 주민들에 대한 단속이 엄격하기로 소문난 곳이지만 유독 택시들은 무사통과 시켜주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불공평하다는 불만을 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택시들이 간부들과 장사꾼들을 대상으로 불법운행을 하면서 보통 하루 150~200위안을 벌어들이지만 사업소 월납입금 150달러에 휘발유 값과 단속초소의 뇌물 값까지 합치면 먹고살기에 넉넉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중앙에서 아무리 단속과 통제를 강화해도 간부들과 돈많은 부자들은 언제나 법의 테두리 밖에서 다른 방법으로 쉽게 돈을 벌며 살아가게 돼 있다”며 특정부류의 전유물이 되어버린 북한의 택시제도를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