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택시 20대 취안허 통해 첫 대북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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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택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된 중국산 차량 20대가 최근 북한으로 수출됐습니다. 중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이행 의지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지린성 훈춘의 대북 교역 창구인 취안허 통상구를 통해 택시용 차량이 북한으로 수출된 건 지난달 25일.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북경기차(北京汽车)에서 생산된 소형 승용차인 E 150형 20대, 15만 2천 달러 어치가 북한 측에 건네졌습니다.

지린성 연변의 한 기업이 북한 나진으로 수출한 해당 차량에는 요금 미터기와 ‘택시’ 표식 등이 장착돼 북한에서 곧바로 택시로 운행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중국 지린성이 지난달 31일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취안허 통상구를 통한 첫 대북 택시 반출’이라며 적극 홍보하고 나선 점.

지린성은 훈춘검험검역구 취안허사무처와 세관이 함께 검사에 나서 10분 만에 차량 20대에 대한 검수를 완료했다고 통관과정까지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또 최근들어 지린성이 대외무역 통로 활성화에 나서 취안허 통상구를 통한 차량 수출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도 중국의 대북 자동차 수출이 이어지고 있음을 중국 지방정부가 나서 공개적으로 밝힌 겁니다.

중국의 이같은 태도는 대북제재 결의 중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무관한 ‘생계 목적’에 대해서는 교역이 가능하다는 예외조항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에 대한 택시 등 민간용 차량 수출이 주민 생계와 연계돼 있어 대북제재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게 중국 측 입장으로 보입니다.

북한에서는 택시가 비싼 요금 때문에 일반 주민 대신 당과 군 간부 등 특권층과 부유층이 주로 이용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북한 택시의 특수상황 탓에 주민 생계가 아닌 북한 엘리트층을 위한 택시 반출을 허용함으로써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 의지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입니다.

북한에서는 현재 평양에서만 1천500대 이상이 운행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택시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평양의 한 택시기사는 올 초 북한을 방문 취재한 유럽의 한 TV 방송에 하루 8시간 택시를 운전한다고 말했습니다.

노르웨이 NRK 방송: 34년 (운전)했습니다, 정 바쁘지는 않습니다, 8시간 노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