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며칠 전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당국이 고산지대 일부 협동농장에서 시범적으로 농민들에게 땅을 나누어 주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이렇게 개인들에게 땅을 분배한 협동농장들에서 자기 밭의 농작물을 지키기 위한 농민들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새경제관리체계 시범단위로 지정된 북한의 북부산간지대 일부 협동농장들에서 농작물 도적(도둑)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시범단위로 지정된 협동농장들은 김매기가 끝난 8월 초부터 농민들에게 땅을 나누어 주었다”며 “땅을 받은 농민들은 다른 지원자들의 도움이 없이 자기 스스로 가을걷이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양강도의 소식통도 “대홍단군과 백암군, 포태협동농장을 비롯해 농업개혁의 시범조치로 땅을 나누어준 농장들에서 농민들이 도적들과 전쟁을 치루고 있다”며 “농작물을 지키느라 밤잠을 설쳐 농민들이 낮에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감자와 강냉이가 기본인 이곳 시범농장들에서 땅을 분배받은 농민들은 가을을 해 놓고도 운반수단이 없어 식량을 거두어 들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는 얘깁니다. 그러다나니 강냉이는 단으로 묶어 밭 가운데 세워두고 파놓은 감자역시 임시로 밭머리에 쌓아놓고 얼지 않게 흙을 덮어 놓는 정도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거두어 들이지 못하고 밭에 쌓아 놓다나니 도시빈민들이나 주변의 다른 주민들이 식량을 노리고 훔쳐간다는 것입니다.
양강도 소식통은 “작년까지만 해도 공동경작을 하니 누가 훔쳐가든 말든 상관도 안하던 농민들이 올해는 제땅에서 가을한 곡식을 지키느라 밤잠도 못 잔다”며 “지어 소학교나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제집 곡식을 지키느라 학교에도 못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땅을 개인에 나누어 주니 농민들이 얼마나 자기 땅에 대해 열성인지 모른다”며 “올해 봄부터 일찍 농업개혁을 시작했더라면 식량문제는 다 해결됐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밤낮이 따로 없이 밭을 지키는 농민들이 지쳐 쓰러지는 일도 잦아지고 있어 농작물 도둑들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모처럼 시도한 농업개혁의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