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6월부터 나진-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서 운항중인 만경봉호가 잦은 지연운항으로 승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이 러시아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해상 화물∙여객선 만경봉호가 지난 2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 인근에서 승객을 태운 채 장시간 해상에서 발이 묶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5일 러시아 극동지역 신문인 ‘프리마 메디아’에 따르면 당시 나진항을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항에 들어오려던 만경봉호는 항만 당국으로부터 입항을 거부당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관광을 다녀오던 러시아 승객 13명이 12시간 가까이 배에서 내리지 못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당시 친지들과 함께 배에 타고 있던 한 러시아 관광객은 신문에 직접 제보해 승객들이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이 승객은 애초 오전 8시에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실제 배에서 내린 건 오후 8시가 다 돼서였다며 영문도 모른채 12시간 동안 배에 갇혀 있었다고 불평했습니다.
신문은 만경봉호 운영사인 러시아 해운회사(인베스트스트로이트레스트사)와 항만 하역업체 간 분쟁으로 입항 허가가 지연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운영사 관계자를 인용해 만경봉호의 입출항 지연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공교롭게도 북한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던 러시아 승객들이 배에서 내리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그 시각 모스크바에서는 첫 공식 북한 여행사가 문을 열었습니다.
여행사 개소에 맞춰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러시아인들 사이에서 북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러시아 북한여행 관계자: 러시아인들의 북한관광은 활성화할 것입니다.
북한이 나진-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만경봉호를 취항시킨데 이어 모스크바에 북한 여행사를 개설한 건 외화수입원인 관광객 유치 확대를 노린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만경봉호의 잦은 운항지연 못지않게 13명에 불과한 승객 수는 상황이 녹록치 않은 현실을 반영한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