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장성택 처형 이후 노동당 행정부 산하 54부에 속해있던 무역회사에 대한 조사를 단행하고, 책임자들을 숙청, 해임하는 동시에 외화벌이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장성택 측근으로 분류됐던 무역회사 간부들이 줄줄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무역 분야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강도 높게 검열을 벌인 결과 장성택 산하 외화벌이 기관장들이 상당수 교체되었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소식통: 지금 장성택 라인에 있던 지부장들, 당 비서들이 다 제거되었고요. 최 씨 성을 가진 강성무역회사 사장도 이번에 없어졌어요.
이 소식통은 "각도에 상주했던 노동당 행정부 산하 54부 지부장, 당비서들이 대거 교체됐고, 장수길 부장이 세웠던 북중합영 회사인 천지무역회사 사장도 하루아침에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11월 하순에 처형된 장수길은 당 행정부 부부장 겸 54부 부장을 맡았던 인물로, 중국과 합영하여 자동차 윤활유 가공업체인 천지무역을 남포시에 설립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4부는 전략물자 마련을 위해 조직된 특수 외화벌이 집합체로, 산하에 백화점 5개 정도를 거느리고 있고, 광물과 수산물 수출권을 확보하고, 평양시와 남포시 등지에 공급소를 설치하고, 각도에는 지부를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통은 양강도 54부 지부장을 하던 미모의 여성도 이번에 국가안전보위부에 체포되었다가 겨우 풀려났다면서 처형을 면하고 현재 함경북도 청진으로 좌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장성택 '여독빼기'에 동원된 노동당 조직부는 간부원칙을 어기고 등용된 외화벌이 사장들과 당비서들을 조사해 일벌백계 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특히 외화벌이 수완가로 알려진 장수길이 장성택의 눈에 들어 중앙당 부부장까지 올라가서는 교화출소 경력을 가진 사람들까지 외화벌이 사장을 시켜 이번 검열에서 숙청의 정점에 섰다는 것입니다.
북한당국은 올해 4월까지 이른바 '장성택 물빼기' 검열기간으로 정하고 무역회사 간부들을 숙청, 해임, 좌천시키는가 하면 54부 산하 무역회사들을 군과 내각으로 쪼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소식통은 "최 씨 성을 가진 강성무역총회사 사장도 하루아침에 날아나고 회사는 북한군 총정치국 산하로 편입됐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복수의 북한 소식통들은 54부에 속했던 외화벌이 회사가 어떻게 분할됐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반응해 이권을 둘러싼 북한 내 권력기관의 암투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시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