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겨울철 비수기와 북한의 전쟁분위기 조성이 맞물려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던 북-중 교류가 이번 주 들어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중간의 인적, 물적 교류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 단둥(丹東) 지역의 대북 상인들은 “북-중 국경을 드나드는 화물 차량이 이번 주 들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단둥 해관 근처에서는 가슴에 김일성, 김정일 뱃지를 단 북한 사람들이 전보다 훨씬 많이 눈에 띈다는 얘깁니다.
북한 사람들이 자주 찾는 단둥 해관 근처의 식당주인들도 “그동안 가끔 보이던 북한 손님들이 이번 주 들어서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했습니다. 극심한 침체를 겪던 북-중간의 인적 물적 교류가 느리기는 하지만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 손님들이 주 고객인 단둥의 한 주방용품 상점 주인 이 모 씨는” 금년 들어 북한손님은 하루에 한두 명 볼까 말까 했었는데 이번 주 들어 북한손님이 많이 늘어났다”면서 “북한이 전쟁연습 하느라 난리를 피우더니 이제는 좀 조용해지는 모양”이라고 말했습니다.
평양과 중국의 단둥, 베이징 간을 운행하는 국제열차 승객도 이번 주 들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7일 국제열차 편으로 중국에 온 평양 주민은 “ 지난 겨울 열차 침대칸 하나에 승객 2~3명이 고작이었는데 어제 보니 침대간의 반 이상이 손님들로 차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북-중간의 교류는 통상 1~2월은 겨울철 비수기로 약간 침체되었다가 김정일 생일 행사(2.16)가 끝나고 3월부터는 활기를 되찾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평소보다 한 달이나 늦은 3월말이 되어서야 서서히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1호 전투태세 발령과 전쟁위협 공세를 연일 계속하고 있지만 북-중 인적, 물적 교류가 정상화 조짐을 보이는 것은 북한이 내부적으로 긴장상태를 늦춘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북한 사정에 밝은 중국의 대북 소식통들은 “코앞에 닥친 태양절 행사와 농사준비가 시급한 마당에 북한당국이 계속 전쟁 분위기만 이어 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번 주를 고비로 북-중 교류도 점차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