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대북제재 여파로 심각한 외화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무역부문 일꾼들에 터무니없는 과제를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금(외화)과제를 미달하면 무역부문에서 쫓겨나는 것은 물론 엄중한 문책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무역부문 종사자들에게 당국이 과도한 액상(현금)과제를 제시했다”고 18일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올해(2017년) 과제를 미달하는 자들은 일생동안 출국이 금지되고 노동현장에서 사상단련을 받게 된다며 협박을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무역회사들에 내려진 연간 액상과제는 지난해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앙에서는 연말총화에 참석한 무역부문 종사자들에게 새해 액상과제를 어떤 일이 있어도 무조건 수행하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쓰게 하고 수표까지 받아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그러나 쓸만한 무역자원이 고갈되고 유엔의 대북제재까지 겹쳐 중앙에서 제시한 액상과제는 도저히 수행이 불가능한 액수”라며 “무역회사들의 거래대방이 거의 다 중국인데 최근에는 중국과의 관계도 심상치 않아 더욱 어려운 형편”이라고 무역 일꾼들의 답답한 심정을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도 중앙에서 구체적인 무역품목과 수출물량도 지정해 주지 않은 채 무조건 올해 액상과제 수행결과를 놓고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평가하겠다며 협박하고 있어 무역부문 종사자들이 안절부절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22일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무역기관이 2천8백여 개에 달한다”며 “이들 중 지난해 할당된 액상과제를 수행한 단위는 당과 군부에 소속된 무역회사 100여 곳에 불과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양강도 검찰소 수출원천동원과 직원들의 연간 액상과제는 3만 딸라였으나 실제 벌어들인 금액은 몇 천 딸라에 그쳤다”며 “올해의 액상과제는 국제적인 금지품목인 마약 밀거래를 한다 해도 수행이 어려울 만큼 터무니없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난해 무역부문의 액상과제 미달자들을 김정은이 너그럽게 용서해 주었다는 중앙의 선전 자료가 배포됐다”며 “대신 올해 액상과제를 지난해의 배로 높이면서 올해에도 과제를 미달하는 자들은 더 이상 용서치 않는다는 것을 선전 자료를 통해 강조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선전 자료에서 올해 액상과제를 제국주의자들과 맞서는 무역부문 전사들의 최후 결전이라고 표현했다”며 “살인적인 액상과제와 이를 미달했을 때의 처벌이 두려워 올해 무역부문 종사자들의 탈북이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