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고속철도, 공항 건설은 물론 고급호텔과 평양 주거단지 조성 등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건립을 위해 해외자본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기업들이 대북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주 대만의 영자신문 ‘원트 차이나 타임스’의 경제면에 실린 북한 관련 기사의 제목입니다.
중국 소식을 주로 전하는 이 매체는 현재 100개가 넘는 중국 기업이 식료품, 전기, 광산, 의류 등의 분야에서 3억 달러가 넘는 대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대외 투자 유치 창구인 합영투자위원회의 베이징 조선투자사무소 관리는 현재 북한이 해외 투자자로부터 도시 기반시설 투자를 중점 유치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그는 구체적으로 신의주~평양~개성을 잇는 총 376 킬로미터의 고속철도 건설, 고속도로 및 공항 건설 등을 예로 들면서 투자자가 시설 건설 뒤 운영을 통해 수익을 낸 뒤 소유권을 정부에 이전하는 BOT (build-operation-transfer)방식을 제시했습니다.
북한 관리는 이 밖에도 고급 호텔과 평양 주거단지, 발전소, 항만 건설 등도 주요 해외 투자 유치 분야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사회기반시설 건립과 도시개발 분야 해외 투자자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는 건 새로운 게 아닙니다.
하지만 북한이 대만 언론을 통해 이를 적극 알리고 나선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한 북한 문제 전문가는 지적했습니다.
중국으로부터 투자 유치가 기대 만큼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앞서 북한의 합영투자위원회와 중국의 해외투자자 연합회는 지난 해 9월 30억 위안, 미화 4억8천만 달러, 규모의 북한투자 전문기금을 조성키로 합의한 상탭니다.
당시 북한은 투자 유망 사업으로 신의주~평양~개성 고속철도 건설을 제시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은 중국해외투자연합회의 대북투자기금 사업이 기대만큼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박형중 선임연구위원: 중국의 대북 투자가 큰 규모인 데도 실패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혜산 동광산이라든지 황해도 광산에 대한 투자라든지, 이런 큰 투자 거래는 북한과 중국 정부가 개입해서 거래가 이뤄졌을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대규모 거래도 깨지면 중국 측에서 투자하기가 굉장히 어렵죠
기업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직접 나서라는 북한의 거듭된 요청에 따라 중국 정부의 개입으로 마지못해 나선 중국기업의 대북투자기금 사업이 성과를 낼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