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정광 실어 나르는 북 화물차 끊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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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수출 주력상품인 정광을 싣고 중국으로 들어오던 화물 차들이 최근 끊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의 주요자원을 유출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북한이 정광 수출을 자제하려는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의 대 중국 수출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광(精鑛)을 싫은 북한 화물트럭들이 이번 주 들어 갑자기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중국의 대북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중국 변경도시 무역상들 속에서는 그 원인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과의 최대 교역창구인 중국 단둥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는 왕모 씨는 “며칠 전부터 정광 트럭들이 갑자기 들어오지 않는 바람에 매일 국경을 넘던 북한 트럭 행렬이 반 이하로 줄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미 계약된 물건을 기다리고 있던 정광 수입업자들은 그 이유를 정확히 몰라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왕 씨는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트럭 운전사들을 통해 신의주에 있는 대방들과 업무연락을 주고받던 다른 무역 상인들도 업무에 큰 차질을 빚고 있어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둥의 또 다른 무역업자 주모 씨는 “신의주 대방으로부터 주문 상품목록과 무역대금을 전달해주던 트럭 운전사가 며칠째 들어오지 않고 있어 업무에 큰 지장이 있다”면서 “정확한 이유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정광의 순도를 높여 제값을 받고 팔라는 고위층의 지시가 있어 정광을 보내지 못한다는 얘길 들었는데 아마도 그 얘기가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그는 “채굴한 원광을 분쇄만 하는 수준의 북한산 정광은 순도가 아주 떨어져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면서 “정광의 순도를 높여 제값 받고 수출하라는 지시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과거 김정일 시대에도 중국에 수출하던 정광이 갑자기 끊겼다가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는 얘깁니다. 주 씨는 “이번의 경우도 그 같은 과거의 고질병이 다시 도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정광 순도를 높이면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다는 사실은 지시를 하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아는 일이지만 전기부족과 설비부족으로 인해 할 수 없이 기초가공만 해서 수출하는 형편인데 김정은 제1비서가 이런 실정을 모르는지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소위 유색금속으로 불리는 몰리브덴, 아연, 구리 같은 비철금속은 중국에 주재하는 무역일꾼들 사이에서도 경쟁적으로 취급하는 대 중국 주력수출품목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연말계획 총화를 앞둔 무역일꾼들이 매우 곤란해질 것이라고 대북소식통들은 입을 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