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써비차 승객에 통행증 검사 느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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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내 타지역을 여행하는 북한 주민들은 수시로 여행허가서 즉 통행증 검열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열차승객들에게는 지나치게 심한 통행증 검열이 써비차 승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도(道) 경계를 벗어나지 않으면 통행증을 떼지 않아도 일 없습네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평안북도 주민이 요즘 북한 주민들에 대한 당국의 통행증 검열 실태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설명하는 말입니다.

이 주민소식통은 써비차(요금을 받는 대여차)를 타고 도(道)경계를 벗어나지 않을 경우에는 별다른 통행증 검열이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나 열차를 이용할 경우에는 시도 때도 없이 통행증 검사를 하기 때문에 반드시 통행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써비차와 열차의 통행증 검사방식이 서로 다른 상황에 대해 소식통은 “외화수입을 올리기 위한 당국의 꼼수가 숨겨져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열차 요금은 국정가격의 눅은 값인데 비해 써비차 요금은 상당히 높은데다 외화로만 받고 있어서 당국이 외화수입을 늘리기 위해 통행증 검사 완화라는 꼼수를 통해 승객들을 써비차로 유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돈주(투자자)가 차량을 구입해 국가 기업소의 이름으로 차량을 등록하고 영업을 하는 써비차는 벌어들이는 수익의 일부분을 국가에 바치기 때문에 이 같은 써비차에 대한 통행증 검열 완화는 국가의 외화벌이와 직결된다는 설명입니다.

중국을 드나들며 보따리 장사를 하는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써비차에 대한 느슨한 통행증 검열은 북한 내 달리기 장사꾼을 비롯한 통행증 발급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게 비싼 요금을 감수하면서 써비차를 이용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장거리를 운행하는 써비차의 경우, 국경지역과 평양으로 통하는 길목을 제외하면 통행증 검열을 벌이는 초소가 상대적으로 적고 설사 검열이 있더라도 차주인 운전사가 초소에 정기적으로 뇌물을 고이기 때문에 통행증 없이 다녀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열악한 전기사정으로 열차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북한에서 최대의 승객운송 수단은 써비차가 차지하고 있다”고 밝힌 주민 소식통은 “써비차들이 국가에 바치는 운송수입은 당국의 입장에서는 알토란 같은 외화이며, 그 규모 면에서도 열차의 운송수입을 능가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