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추석(8일)과 북한정권 수립일인 9.9절 연휴를 앞두고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북한소속 화물차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소식입니다. 명절 전이라서 화물차량들이 크게 증가한 데 비해 유독 북한소유의 화물트럭만 급감한 것인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북-중 간의 물동량 중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 단둥과 신의주 세관을 오가는 화물트럭이 많을 때는 약 120~130대에 달합니다. 그중 북한 소유의 화물트럭은 전체의 20~30%에 달하는 30~40대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최대 명절의 하나인 9.9절(공화국 창건일)과 민속명절 추석을 앞두고 신의주 세관을 통과하는 북한소속 화물트럭이 평소보다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많아야 10여 대가 조금 넘는 정도의 북한소속 화물트럭이 드나드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단둥 해관 주변의 소식통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명절이 겹쳐있는 만큼 북-중을 오가는 전체 화물트럭의 수는 평소보다 다소 증가했지만, 오히려 북한소속 화물트럭은 크게 줄어들었고 줄어든 만큼 중국의 화물차량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이례적인 현상에 대해 북한과 오랫동안 거래하고 있는 단둥의 화교무역상 장 모 씨는 “북한 화물트럭 운전사들이 명절을 앞두고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운행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설명했습니다.
명절이 다가오면 중국을 오가는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당이나 보위부, 세관 등 힘 있는 간부들이 강제로 내리매기는 선물 과제로 몸살을 앓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여기에다 운전기사의 소속회사 간부들도 가세해 선물과제를 감당하기 어려운 운전기사들이 몸이 아프다는 이유를 대고 아예 운행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단둥 해관 주변의 또 다른 대북 무역상 주 모 씨는 “북한의 명절을 앞두고 신의주를 오가는 중국의 화물트럭 운전사들도 선물 부탁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세관 직원들이 평소에 하지 않던 이런저런 트집을 잡아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하는데 이를 거절할 경우 화물 통관을 지체시키거나 트집을 잡아 아예 화물을 되돌려 보낸다는 얘깁니다.
이 소식통은 이어서 “이런 사정으로 인해 중국의 트럭회사와 화주들은 북한명절을 앞두고 북한세관 직원들에게 고일 명절 선물을 따로 준비하기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명절을 앞둔 이번 주부터 평양에서 파견된 세관 검열단들이 신의주 세관에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사정에 밝은 중국 무역상들은 세관검열단의 파견에 대해 “특별한 검열 사안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검열을 핑계로 중앙의 간부들에게 고일 명절 선물을 챙기려는 기관들의 행보”라고 풀이하면서 “이런 것들이 북-중을 오가는 화물트럭 운전사들을 짓 누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