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최근 중국 변경도시에서 비닐장판을 대량 수입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의 특별지시에 따른 것인데 장판을 취급하는 중국상인들이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과 인접한 중국의 최대 접경도시 단둥에서 비닐장판을 취급하는 상점들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단둥에서 무역에 종사하고 있는 소식통들은 “지난주부터 북한에서 비닐 장판을 대량으로 구매하여 들여가는 바람에 상점들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이 동이 나서 긴급히 물량을 조달해 주문에 응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한 무역 관련 소식통은 “북한이 현재 들여가고 있는 비닐장판은 가격이 비싸지 않은 중국산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일부 주문자는 가격이 갑절이나 비싼 한국산 고급 비닐장판을 찾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평양과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 무역을 하고 있는 화교 류모 씨는 “현재 들여가고 있는 비닐 장판은 김정은 제1비서의 특별 지시로 평양의 ‘배려주택(아파트)’에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소식통의 말이 사실이라면 최근 김정은 제1비서가 직접 둘러보았다는 과학자 주택이나 김일성 종합대학 교원아파트에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남한에 정착한 평양 출신 탈북자 이모 씨는 “아파트를 포함하여 북한의 주택 대부분은 종이로 된 장판지가 사용되었다”면서 “종이장판지는 오래가지 못하고 빨리 망가져 형편이 되는 사람들은 ‘레쟈장판’이리고 불리는 비닐장판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집에 레쟈장판이 깔려있으면 돈깨나 있는 잘 사는 집으로 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 제1비서가 특별히 배려했다는 과학자 주택이나 김일성 종합 대학 교원 주택들에 ‘레쟈장판’ 공급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입니다.
김정은 제1비서의 지시로 비닐장판을 들여가고 있다고 주장한 앞서의 평양 주민소식통은 “김정은 제1비서의 일부 계층에 대한 선심 행보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대다수 주민들의 박탈감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선전기관들이 최고지도자의 ‘인민사랑’을 아무리 요란하게 선전해도 특수계층에만 돌아가는 이 같은 선심행보는 일반주민들의 반감만 불러오게 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