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중국과 아프리카 등 외국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벌어들이는 달러가 북한 정권을 유지하는 데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노임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저임금에다 임금체불까지 북한 해외 근로자들이 겪는 마음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에 있는 나온 북한 소식통은 "대외건설총국에 소속되어 모잠비크로 일하러 간 한 노동자는 1년이 넘도록 가족들에게 미화 200달러밖에 송금하지 못했다"면서 외국에 파견된 북한 가족들의 불만이 크다고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얼마 전 노동자들의 가족들로부터 직접 사연을 듣고 왔다는 이 소식통은 "북한에 있는 가족들은 생활이 어려워 돈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지만, 그의 남편은 아프리카에 도착해 첫 달 월급이라고 200달러를 부쳐준 외에 여직 감감무소식"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관련해 파견 근로자 가족들이 평양에 있는 해당기관을 찾아가 문의했지만, "3년 근무가 끝날 때 한 번에 지급하기로 했다"는 당국의 해명을 듣자, "그때 가서 밀린 임금을 다 줄지 누가 장담하느냐"고 가족들의 불만이 터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외국에 나간 노동자들은 대부분 북한에서도 어렵게 살던 사람들인데, 외국에 나가기 위해 사업비용(뇌물)으로 많은 돈을 빌린 상태기 때문에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하는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대외건설총국과 만수대 해외사업부 외화벌이 건설사업소들은 나미비아와 모잠비크, 앙골라를 비롯한 아프리카 나라들에 기념비와 독재자를 우상화한 조형물을 제작해주고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중국에 파견된 북한 봉제공들도 역시 이와 비슷한 불이익을 당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길림성 도문시에 파견됐던 한 봉제 노동자도 1년 이상 중국에서 일하고도 귀국할 때 인민폐 2천 위안을 겨우 손에 쥘 만큼 임금착취를 당했다고 현지 중국 조선족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북한이 대규모로 경축한 정전협정체결 60주년과 마식령 스키장 건설 등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우상화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해외 노동자들의 임금을 가로채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기고 있습니다.
러시아 벌목공으로 파견됐다가 이탈해 현재 미국에 정착한 안드레이 조 씨의 말입니다.
안드레이 조 씨: "그 돈이 어디서 났겠는가? 생각해보세요. 아무리 해외에 노동자들을 많이 파견해도 피땀 흘려 번 돈을 국가에서 빨아들여가지고 다 그런 부분에 들어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조 씨는 이렇게 노임을 받지 못한 해외 파견 근로자들이 불평을 했다가는 간부들이 정치적으로 걸고 들기 때문에 당하기만 하지만 "대신 노동자들을 책임지고 나간 북한 관리들은 여러 가지 부정한 방법으로 외화를 벌어 자기 주머니에 채운다"고 말했습니다.
0:00 / 0:00